‘응급실 뺑뺑이’ 환자 받아준 병원, 정부가 지원금 3배 준다

오유진 기자 2024. 5.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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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의사가 없어 ‘응급실 뺑뺑이’를 돌고 있는 응급 환자를 받아준 병원엔 환자당 지원금 금액을 지금의 3배로 올린다. 전국의 47개 상급종합병원(대형 병원)뿐만 아니라 전국 응급 환자 진료가 가능한 전문병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전공의 이탈로 병원 가동이 20~5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각 병원의 응급·중증 환자의 수용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부는 31일 응급 환자 치료 관련 보상액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고난도 수술인 ‘신장 이식’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를 전면 인상하기로 했다. 기증자가 살아있는지, 뇌사 상태인지에 따라 신장 이식 수술의 난도가 달라지는데, 기존에는 수술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469만원의 수가가 동일하게 적용됐다. 오는 7월부터는 ‘생체 이식술’과 ‘뇌사자 이식술’ 수가가 기존 대비 120% 인상된 1032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한번 이식된 신장을 다른 환자에게 재이식하는 ‘재이식술’ 수가는 기존 대비 186% 인상된 1341만원으로 오른다.

정부는 또 이날 이탈 전공의들을 향해 “이탈 기간이 다르면 그에 따른 처분 내용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빨리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가톨릭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정 갈등 넘어 미래 의료 환경으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 대표는 발표에서 “의사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배출된 전문의들조차 자신이 전공한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로 떠나도록 만드는 의료 시스템이 문제”라고 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이 행사에서 “내년 3월부터 (의과대학) 학생들이 유급되고 신입생마저 들어오게 되면 (함께 수업을 받는 유급생과 신입생은) 수업권이나 학습권이 침해받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학교) 총장에게 책임을 묻고 구상권을 청구해서 쪽박을 차게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3년간 끝까지 (투쟁)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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