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올해의 '눈물의 여왕'..180도 반전 엔딩 "맞다이→화해" [★FOCUS]

[스타뉴스 | 중구=김나라 기자]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진=스타뉴스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180도 달라진 태도로 이목을 끌고 있다. 방시혁 의장 등 하이브 측을 향해 '맞다이'(일대일 싸움)를 외쳤던 것과 달리,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25일 모회사 하이브와 갈등으로 마련한 화제의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이날 오전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 모 부대표와 김 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민희진 대표는 30일 가처분 인용으로 유임돼 자리를 지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민희진이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 그와 같은 방법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민희진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한 바.

하지만 하이브 쪽 이사진이 합류하며 어도어 이사회는 1대 3 구도로 재편, 민희진 대표가 고립된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민희진 대표는 "이번엔 그래도 다행히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그래도 좀 가벼운 마음"이라며 한결 여유를 드러냈다.

옷차림 또한 극과 극 온도차의 스타일로 이목을 집중시킨 민 대표. 그는 민낯에 볼캡을 푹 눌러썼던 지난 기자회견 때와 달리 화사한 노란색 컬러의 카디건을 입고 등장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전에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0531 /사진=임성균

뿐만 아니라 눈물의 의미도 달랐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기자회견 후 한 달이 좀 넘은 거 같은데 제 인생에서 너무너무 힘든 일이기도 했고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는 일이기도 했었다. 저한테는 되게 힘든 시간이었는데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그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냉정한 게 봐주시려 했던 분들, 버니즈(뉴진스 팬덤)에게 너무 고맙고 저한테 큰 힘이 됐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이분들 덕분에 뭔가 이상한 선택을 안 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극복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분노가 아닌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민희진 대표는 "다행히 승소를 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라고, 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측 역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은 사실이다"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개저씨들'(개+아저씨) '맞다이' 등 과격한 표현을 쓰며 감정적 대응을 했던 이전 기자회견 때와 다르게 이성적인 판단으로 갈등 봉합에 애썼다. 민희진 대표는 "나의 1순위는 여전히 어도어, 뉴진스의 이득이다. 이건 궁극적으로 하이브에게도 큰 실적으로 이어질 거라 본다"라면서 "난 개인의 이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저는 그저 뉴진스와 계획한 목표들을 쭉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근데 이게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라는 말이다. 제가 쉬면 누구한테 좋은 일이냐. 아무한테도 좋은 일이 아니니,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보자는 뜻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희진 대표는 "대체 누구를 위한 분쟁인가"라고 반문하기도. 그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 바로잡을 때"라며 "저는 당연히 하이브와 화해를 하고 싶다. 제 입장에선 제가 일으킨 싸움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제가 왜 앞서 '은따'라는 표현을 썼냐면 차라리 왕따처럼 대놓고 '너 배척' 그랬다면, '왜 배척하냐' 말할 수 있는데 뭔가 은근히 당하고 있었다. 이게 너무 오래 지속돼서 신의가 깨졌다고 제 스스로 판단을 한 것이다. 저도, 그들도 서로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은 상황이기에 다시 '0'으로 가자는 말이다. 지긋지긋하게 싸웠다"라고 되돌아봤다.

민희진 대표는 "그러니까 이제 (싸움은) 끝을 내고, 모두를 위한 다른 챕터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제 뜻이라는 거다. 아프더라도 참고 가자는 자세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가는 걸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라며 타협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어쨌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같이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라면서 "저 혼자 생각하면 편한데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의 미래를 모두 생각해서 이러는 거다. 뉴진스가 자식 같다고 하지 않았나. 얘네들한테도 정말 희망고문이다. 그러니 나도 한 수 접겠다. 접자, 피곤하다. 건강한 관점으로 잘 풀어나갔으면 싶다"라며 화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더불어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재판부의 '모색 인정' 판결문에 관해 "모색은요, 저 말고도 다른 분들도 많이 하셨을 거다. 그리고 '모색' 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자꾸 '모색'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시는데 그런 게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뜻이다. 그게 하이브에 좋은 일일 수도 있고 여러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모든 결정은 하이브가 내리지 않나. 그 모색이 마음에 안 들면 하이브가 안 하면 되는 거니까. 왜 자꾸 그 프레임에 갇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중구=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