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취임 후 미중 국방 첫 만남... 미국 "대만 도발 멈춰라" 중국 "간섭 말라"

조영빈 2024. 5. 31. 19: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31일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둥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외부 세력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미중 국방장관 간 대면 회담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펑허 당시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 이후 18개월 만에 이뤄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개월 만의 미중 국방장관 회담 싱가포르서 열려
오스틴 "대만 과도기 이용해 강압적 행동 안 된다"
둥쥔 "미국 '하나의 중국' 위반...잘못된 신호 발신"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미국 국방장관이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31일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독립주의 성향의 대만 지도자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국방 수장 간 대화에서 양측은 대만 문제·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양국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은 이날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의 샹그릴라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1시간보다 긴 약 75분간 진행됐다.


미국 "중국 대만 포위 훈련은 도발적 행동"

미국 측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최근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벌인 대규모 훈련에 '도발적인 행동'(provocative activity)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군이 정상적·일상적·민주적 절차의 일부인 대만의 정치적 과도기를 강압적 행동의 구실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오스틴 장관은 강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20일) 직후인 23~24일 이틀간 군용기와 군함이 대만 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대규모 '포위 훈련'을 벌였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사령부는 "대만 독립주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징벌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이번 훈련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 참가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3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위해 샹그릴라 호텔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중국이 러시아의 군수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정찰위성 발사 등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이 이어지는 흐름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 필요성도 제기했다.


중국, "대만문제는 내정, 러시아 지원 사실 없다"

중국 측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둥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외부 세력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최근 라이 총통 취임식에 대표단을 파견한 일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동인 동시에 대만의 독립 세력을 향해 잘못된 신호를 발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둥 부장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충돌의 어느 당사자에게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통해 군수 지원을 하고 있다는 미국 주장을 부인했다.

미중 국방장관 간 대면 회담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펑허 당시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 이후 18개월 만에 이뤄졌다. 두 장관은 아시아안보회의가 폐막하는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 머물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오스틴 장관은 6월 1일, 둥 부장은 같은 달 2일 각각 자국의 안보관을 담은 공개 연설을 할 계획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