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더 좁아진 페어웨이, 정교한 샷이 승부 갈랐다
경사 심하고 코스 난도 높아
장타보다 끊어가는 전략 먹혀
산악형·양잔디에 강한 골퍼
방신실·박민지 등 상위권에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이 1라운드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교한 장타와 아이언샷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코스에서 치열한 샷 대결을 펼친 선수들 순위표가 촘촘하게 몰렸다.
31일 경기 양평군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 스타·휴 코스(파72·6204m)에서 대회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은 하나같이 '정교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실제로 정교한 샷을 잘한 골퍼들이 대부분 선두권에 올랐다.
첫날 방신실·박민지·윤민아·박결이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넷 모두 높은 샷 정확도가 돋보였다. 방신실과 박결은 그린 적중률 83.3%(15/18), 박민지도 77.8%(14/18)로 날카로운 샷 감을 과시했다. 파5 4개 홀 중에서 버디 3개를 낚은 루키 윤민아는 "세컨샷이 정말 중요한 코스 같다. 남은 2·3라운드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대회 코스로 돌아온 더스타휴는 달라진 모습으로 높은 변별력을 과시했다. 우선 페어웨이 폭이 좁아졌다. 러프 길이가 당초 예정했던 수준인 60㎜까지 올라오지 않자 페어웨이 폭을 기존 35~40m에서 25~30m로 좁혀 난도를 높였다.
선수들은 티샷부터 공을 들였다. 페어웨이가 아닌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하면 거리를 정확히 맞히는 게 어려워서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더스타휴의 그린은 2단 또는 3단으로 만들어져 악명이 높다. 이번 대회 승부처 홀로 꼽힌 17번홀(파4) 등 일부 홀에서는 내리막 퍼트를 한 뒤 다음 샷을 그린 밖에서 해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하면 핀 주위가 아닌 10m 이상 장거리 퍼트를 해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모든 출전 선수가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2위에 올라 있는 방신실은 이번 대회 첫날 무작정 공격적으로 공략하기보다 끊어가는 전략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그는 "코스 고저차가 심해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가 유독 좁게 보여 몇몇 홀에서는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았다"면서 "티샷이 정말 어려운데 다행히 원하는 대로 공이 대부분 잘 갔다"고 돌아봤다.
첫날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15위에 자리한 '디펜딩 챔피언' 황유민도 "페어웨이가 좁아 정확히 치는 게 중요하다"며 "멀리 보내는 것보다 잘라 가는 공략법으로 대회에 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산악형 골프장에서 강세를 나타내는 선수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2019년 더스타휴에서 열렸던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박민지가 산악형 골프장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첫날 버디 5개를 넣고 보기를 1개로 막은 박민지는 "이상하게 산악형 골프장에서 성적이 잘 나온다. 고저차를 정밀하게 계산하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경기할 수 있다"면서 "17번홀처럼 오르막 경사가 심한 홀은 까다롭지만 11번홀 같은 내리막일 때는 두 번째 샷을 웨지로 하게 된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 산악형 골프장에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잔디를 선호하는 골퍼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1라운드에서 돋보였다. 더스타휴의 페어웨이에는 켄터키블루그래스가 식재돼 있다. 호주에서 활동하다 올 시즌 KLPGA 투어 루키로 활약 중인 윤민아는 "양잔디에서 플레이하는 게 훨씬 편하다. 편한 양잔디 코스에서 또박또박 잘 치는 내 스타일로 남은 라운드도 잘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5위에 오른 이수진은 "양잔디에서는 정확하게 임팩트가 들어가면 그린 위에서 공이 도망가지 않는다"며 "아이언샷을 할 때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양잔디 골프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양평 김지한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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