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러쓴 뉴진스 탄원서, 노래 가사로 써도 될 만큼 예쁜 마음”
“글씨도 예쁘고 마음도 예뻐”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뉴진스가 손으로 꾹꾹 눌러쓴 탄원서, 정말 제가 자랑하고 싶더라고요.”
민희진 어도어 대표 편에 서서 ‘해임 반대’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첫 승을 안긴 그룹 뉴진스의 탄원서에 대해 민희진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의 이숙미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다.
이 변호사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던 중 기자의 질문에 “뉴진스의 자필 탄원서를 받고 집에 와서 보는데, 정말 마음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어떤 내용들은 노래 가사로 써도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쓸 정도로 마음이 예뻐 놀랐고, 심지어 다섯 명 모두 글씨도 너무나 또박또박 예쁘게 잘 썼다”며 웃었다. 다만 탄원서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법원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인용 소식에 뉴진스도 전날 감격에 젖었다.
민 대표는 “다 난리가 났었다. 스케줄이 없었으면 우린 다 만났을 거고, 아무튼 저한테는 너무...”라며 뉴진스 멤버들과의 깊은 관계를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특히 그는 “어제 (뉴진스) 엄마들도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어머니들이 내가 극단적 선택이라도 할까 봐 매일 전화해서 밥을 먹었냐고 물어오곤 한다”며 “엔터 업계에서 나와 뉴진스 부모님 같은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부모님들한테 모든 것을 다 오픈했다. 전화 통화를 한 두시간 씩 하면서 사소한 것까지 다 얘기하다 보니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로의 가정사를 다 알 수밖에 없다. 멤버들만 돈독한 게 아니라 그들의 동생, 언니, 오빠들과도 친하다”며 “하이브가 이런 관계를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완 달리 민 대표와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진실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과거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을 비하하는 이야기를 했던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민 대표는 그러나 “3년 전 카톡을 열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걸 보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나?’ 싶을 만큼 기억도 안 나는 일이었다”며 “그 메시지는 이번 일의 쟁점도 아니고 무가치한 일이라고 본다. 뉴진스 멤버들은 그 메시지를 보고 연락한 것이 아니라, 제가 힘들까봐 걱정이 돼서 연락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이브와의 내홍 과정에서 민 대표의 첫 기자회견(4월 25일) 이후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논란을 비롯해 르세라핌의 데뷔 과정, 방탄소년단의 활동과 군입대, 단월드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이 커져 K-팝 업계는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아티스트는 ‘표절 그룹’으로 낙인이 찍혔고, 이로 인해 그룹은 물론 K-팝을 사랑하는 팬덤도 상처를 감내해야 했다.
민 대표는 그러나 “(그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뉴진스도 상처를 받았고, 모두가 다 상처를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인간이다. 누구를 특정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이런 언급 자체를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어도어의 임시 주주총회 이후 열렸다. 주주총회에선 법원의 판결로 민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그의 측근인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어도어의 새 이사진이 됐다.
세종 측은 “지금 하이브 쪽 이사가 대거 선임됐기에 곧 다시 이사회가 소집될 여지가 있고, 민 대표의 해임안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역시 불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타협안을 찾자는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사진이 하이브 측 인사로 바뀐 상황에서 고립무원 상태에서 벗어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비친다.
민 대표는 “어도어를 위해 헌신하고 일을 한 점에 있어 하이브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닌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건설적으로 건강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판이 바뀌어야 한다. 모두를 위해서 어떤 결정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재고가 필요하다”며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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