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무전공 선발 4배 급증, 성급한 추진에 기초학문 고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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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을 4배나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도권 대학 51곳과 국립대 22곳에서 무전공 선발이 전체 신입생 모집 인원의 28.6%에 이른다.
교육부는 무전공 확대를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가산점을 주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내년 신입생부터 바로 적용하려다 보니 이미 발표됐던 대입 시행계획도 대폭 수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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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을 4배나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도권 대학 51곳과 국립대 22곳에서 무전공 선발이 전체 신입생 모집 인원의 28.6%에 이른다. 올해는 전체의 6.6%에 불과했다. 무전공 확대는 인기학과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기초학문 고사로 이어질 우려가 큰 정책이다. 정부가 이런 우려에 대한 대비책도 없이 성급하게 정책을 밀어붙인 건 아닌지 의문이다.
무전공은 1학년 때 전공을 정하지 않고 진로를 탐색하다가 2학년 때 전공을 택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융합형 인재를 기른다는 취지다. 과거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다. 김영삼 정부 이후 본격 시행된 학부제나 법학전문대학원 신설로 등장한 자유전공학부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무전공 선발이 애초 도입 취지에 부합하기보단 인기 학과로 가는 징검다리 구실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는 인기 학과의 교육 여건 부실과 비인기 학과 폐지 등의 부작용을 낳았고, 그래서 다시 학과제로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과거 시행했던 정책의 실패 원인을 진단하고 보완책을 수립하는 과정은 잘 안 보인다. 교육부는 “전공 선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대학도 시대 변화를 반영할 필요는 있지만,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걸맞은 교육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시행착오가 반복될 소지가 크다.
게다가 속도전으로 정책이 추진되면서, 수험생·학부모에게 큰 혼란을 일으켰다. 전공 적합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학생부종합전형과 충돌할 소지도 크다. 교육부는 무전공 확대를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가산점을 주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내년 신입생부터 바로 적용하려다 보니 이미 발표됐던 대입 시행계획도 대폭 수정됐다. 무전공 선발을 늘린 만큼 다른 학과 정원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대입 시행계획은 1년10개월 전에 공표돼야 하고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변경할 수 있다. 무리수를 감수하면서까지 지금 당장 무전공 확대를 서둘러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될 ‘부득이한 사유’가 도대체 뭔가. 최상위권에 국한된 의대와 달리, 무전공 확대에 따른 파장은 그 범위가 훨씬 넓다. 대입 정책의 예측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험생들의 불안은 커지고 사교육 수요도 높아진다. 교육당국이 예상되는 부작용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대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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