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유보통합... 지자체도 교육청도 "돈 없다" 미적미적

전아름 기자 2024. 5. 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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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유보통합 재정 확보 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남북통일보다 더 어려운 게 유보통합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시도에 그치고 말았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임기 내에 유보통합을 완성해 영유아의 평등한 출발선을 보장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고, 실제로 이를 위한 첫 걸음인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그 이후의 소식은 잠잠하기만 하다. 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보육사업은 교육부로, 각 시도 지자체의 보육사업은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돼 일원화된 체계를 갖춰야 하고 오는 6월 27일부턴 구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이에 대한 정확한 예산조차 나온 바가 없다. 유보통합범국민연대와 영유아교육정책포럼(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3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유보통합 재정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31일 '유보통합 재정 확보 방안 모색 국회토론회' 참가자 전원. ⓒ유보통합을위한범국민연대

토론회 사회는 김명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사교육포럼 의장이 맡았고 주제 발제는 송대헌 전 세종시 교육감 비서실장이 맡았다. 지정토론은 임미령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이정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 회장, 홍민정 법무법인 에셀 변호사, 이윤경 참교육을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전주리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정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 김태훈 과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축사는 성일종, 윤후덕 국회의원, 격려사는 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와 김경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성일종 국회의원은 "유보통합을 위한 재정확보는 그 어느 문제보다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라며 안정적인 재정확보 모델을 모색하고 수립해야 한다고 토론회 축사를 통해 밝혔다. 

윤후덕 국회의원은 "유보통합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오랜 시간 수많은 논의를 거쳐온 어렵고 복잡한 정책이다.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정책보다 큰만큼 안정적인 예산투입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라며 토론회에서 현재 영유아 보육교육 예산과 관련 체계를 점검하고 예산 재배치 추가 확보를 위한 다양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들이 토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보통합 '세종시'에서 먼저 시작해보자

주제 발제를 맡은 송대헌 전 세종시 교육감 비서실장은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유보통합 진행과정'을 제언했다. 

송대헌 전 비서실장은 "원래라면 올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교육감이 보육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 시도의 보육예산을 교육처으로 넘기는 기준으로 만들게 돼있었으나, 각 시도와 시도교육청의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송 전 비서실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업무가 교육부로 넘어오는 6월 말부터 각 시도와 시도교육청의 행정통합 준비를 교육부(유보통합추진단)가 직접 '장악'한 뒤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의'가 아닌 중앙정부가 직접 이관의 기준을 만들어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제하는 송대헌 전 세종시 교육감 비서실장. ⓒ유보통합을위한범국민연대

이어 유보통합을 위한 안정적 행정통합을 위해 세종특별자치시를 테스트보드로 사용할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그 이유로 ▲세종시에는 교육청 본청에서 모두 기획과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 ▲세종시 유치원은 공립단설로 구성돼있고 사립은 조치원에 두 곳 뿐이라 유보행정통합에서 교육청의 장악력이 다른 곳보다 크다는 점 ▲세종시와 시 교육청은 협업의 경험이 많다는 점 ▲세종시 안에 교육부가 있어 행정통합 시범 실시과정에서 교육부, 세종시, 시 교육청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송 전 비서실장은 "구조가 간단하고 규모가 적으면서도 광역 단위의 시범이므로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포괄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2025년부터 지역교육청으로 보육업무를 이관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세종시부터 행정통합을 진행하면서 다른 시도에서 준비한다면 행정통합 시작은 2025년이 될 것이고 2026년엔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자체장 마음대로 '보육 특수시책 예산' 유지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이정우 한어총 민간분과위원장은 "문제는 보육 특수시책 예산이다. 이 예산은 지자체마다 규모가 다른데, 유보통합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제대로 이관되지 않고 지자체장 의지에 따라 특수시책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 어린이집 재정 부담과 보육현장 혼란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교육·보육재정교부금법으로 개정 ▲특수시책 예산 유지 특별법 제정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개정 ▲지자체의 대응 투자 지방비 및 자체 대응사업 유지와 아울러 ▲교육부, 복지부, 시도교육청, 지자체 4자 실무협의회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홍민정 법무법인 에셀 변호사는 "현재 어린이집 중앙정부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고보조금 재원은 '국가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행되고 있다. 따라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과 충돌되지 않을 수 있도록 보육에 관해서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도 불구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우선 적용 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아울러 법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사용 범위를 학교에 국한하고 있기 때문에 보육관련 지자체 특수시책사업비 이관을 위해선 해당 법률에 보육을 명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세종시를 통합 시범지역으로 운영해 단계적 통합을 이뤄나가자는 제안에 동의하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점검하고 다른 교육청에 도움이 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발제 이후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좌장은 임미령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이 맡았다. ⓒ유보통합을위한범국민연대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현 유보통합 단계(2단계)의 추진력을 재생하기 위해서 유보통합의 첫 번째 요소인 근거법령과 관장부처 즉, 행재정체계의 통합을 안정화 시킨 후 나머지 요소들에 대한 실행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올해 하반기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유보통합이라는 국정 과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주리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은 "유보통합의 대의인 생애 첫 출발선의 평등이 인구위기 문제 해결과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특히 교사 대 아동비율 현실화는 유보통합 완성 이전이라도 최우선으로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추진단 "조만간 구체적 대안 발표".."추진단 회의도 안하면서 무슨..."

김태훈 유보통합추진단 과장은 지난해 7월 유보관리체계 일원화 방안에서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했다며 조만간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부금법 개정 관련해서는 보육업무가 교육감 업무로 이관되므로 교부금도 어린이집과 보육기관에 사용된다는 부분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군구 지자체가 이관해야 하는 2조원 규모의 예산에 대해서도 이 돈을 끊으면 현장의 보육 교육 질이 저하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관을 실현할 방안을 마련해 논의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임미령 이사장은 "지난해 발표한 기조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다고 하니 지켜보겠다"라며 "현재 모델학교 시범사업이 무의미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중요한 건 안정적인 행재정 통합이니 그 부분에 많은 힘을 실어달라"고도 부탁했다. 아울러 현재 유보통합추진단의 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현장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전하며 발표 전에라도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장을 찾은 곽민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전문위원은 "지난해 토론회에서 재정확보를 우선 약속 받고 추진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의견을 드린 바 있다. 또, 교육부는 지난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이후 3개월 안에 주요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한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유보통합 관련 논의를 공론화해서 논의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추진단회의조차 안 하고 있지 않나. 준비하고 있다, 발표하고 있다는 말만 하는 건 충분히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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