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나경원 vs 홍준표·오세훈 '지구당 부활' 치고받는 與 잠룡들

洪 "표심만 노린 얄팍한 술책"
거대 양당은 지구당 부활 논의

지구당 부활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내 잠룡들이 일제히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세력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31일 한목소리로 "당 차원 논의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구당 부활 논쟁은 반개혁일 뿐만 아니라 여야의 정략적 접근에서 나온 것으로 결국 부패의 제도적 틀을 다시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원외 조직위원장들 표심을 노린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구당을 만들면 당 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전당대회를 앞두고 단순히 득표만을 위해 선심성으로 남발해서 풀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 차기 국민의힘 대표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잇달아 지구당 부활에 찬성 의견을 내놓은 데 대한 비판성 발언이다.

지구당 부활이 22대 국회 초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거대 양당은 본격적으로 당내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권에서도 지구당 부활론이 주장된다"며 "민주당도 지구당 부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전날 1호 법안으로 지구당 부활을 골자로 하는 '참여정치 활성화법'을 발의한 바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관해 의견 수렴 검토에 착수했다"며 "검토 후 논의 결과가 나오면 (당의 방침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