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라를 위해 해야 하면 한다"… 전대출마 맘 굳혔나
6월 10일 전후 결심 밝힐 수도
당내선 재등판 놓고 설왕설래
"거야 맞서 정치역량 보일 기회"
"총선 참패 책임, 출마는 부적절"
국민의힘이 '7말8초(7월 말 8월 초)'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실상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정치 역량을 입증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이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31일 방송인 김흥국 씨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전날 한 전 위원장과 만나 저녁식사를 한 사실을 밝히며 "한 전 위원장이 '저는 할 말은 하는 사람이고, 싸움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정직하게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뭔가 해야 될 것 같다는 결심이 서면 꼭 한다"고 말했고, 필요하면 나라를 위해 나를 던질 각오가 돼 있다는 걸 느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를 두고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6월 10일 전후로 출마 여부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돼야 등판 여부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한 대구·경북(TK) 지역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에서 온 힘을 다해 뛰었으니 좀 쉬면 좋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이 폭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헌정사에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다 가져간 적은 없지 않나"라며 "이런 사정 때문에 당원들이 한 전 위원장을 부르고 있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대권 행보를 위해 당대표를 맡아 정치적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은 "이번 당대표가 기본적으로 실익은 크지 않지만, 한편으로 정치인으로 가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서사를 쌓아갈 수 있는 계기"라며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응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한 전 위원장이 등판했던 2월에 우리 당에 활력이 돌았던 상황은 한 전 위원장이 아니면 돌아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도 '한동훈 책임론'에 맞서 한 전 위원장을 비호하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인명진 목사가 워크숍 특강에서 한 전 위원장을 '구의원 선거도 한 번 하지 않은 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총선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모두 한 전 위원장에게 매달렸는데, 선거 결과가 안 좋은 이유를 한 전 위원장의 전적인 책임으로 돌리는 건 맞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 의원들 중에도 동의하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고 했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관망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한 초선 의원은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한 전 위원장 본인이 결정할 문제란 이야기가 제일 많다"며 "당권주자들이 당내 곳곳에 있는데 누가 나서서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전적으로 한 전 위원장 본인이 결단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동훈 책임론'뿐만 아니라 한 전 위원장 본인을 위해서도 이번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유상범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한 전 위원장이 지금 당대표로 출마하면 본인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절대적인 민주당 중심의 국회 운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대표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좁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의 소중한 대권 후보 중 하나"라며 "지금은 조금 쉬었다가 내년 정도에 등장하는 것이 훨씬 본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로 당선되더라도 임기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1년6개월 전에 물러나야 한다. 대권을 염두에 둔 한 전 위원장의 경우 출마를 위해서는 내년 9월까지 사퇴해야 한다. 내후년 지방선거 공천권도 없는 데다 거대 야당과 상대해 정치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만 있는 셈이다.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목격담 정치를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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