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2차 결투 … 삼성·SK '고용량 낸드' 승부수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4. 5.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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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놓고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고객사 인증을 거친 QLC eSSD를 내놓을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2곳뿐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투자가 확대되며 서버 전력 효율 중요성을 우선순위에 배치하게 됐고, 데이터 볼륨이 커지며 처리 속도가 중요해졌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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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이어 기업용 SSD 경쟁
낸드시장 4년간 2배 성장 전망
고성능 QLC제품 수요 급증세
삼성 "하반기 QLC 양산 계획"
SK도 60TB 넘어 300TB 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놓고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며 고성능·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SSD 제품을 내놓으며 낸드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 D램 시장에서는 차세대 HBM 개발·양산을 놓고 겨뤘다면 낸드 부문에서는 eSSD 제품을 두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47%)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30%)이 eSSD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뒤를 이어 마이크론테크놀로지(10%) 키옥시아(9%) 웨스턴디지털(4%)이 점유율 추격에 나섰다.

SSD 시장은 기업용·서버용 수요를 발판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SSD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6억9300만달러(약 23조원)에서 2027년에는 385억6400만달러(약 53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업계에서는 쿼드러플 레벨 셀(QLC)에 주목하고 있다. AI 추론 수요가 늘면서 QLC 기반 eSSD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QLC 비중이 6%에 그쳤으나 내년에는 15%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QLC는 셀 하나에 4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트리플 레벨 셀(TLC)보다 제품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데이터 저장량을 늘리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 AI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0TB 이상 고용량 eSSD 제품은 QLC 방식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고객사 인증을 거친 QLC eSSD를 내놓을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2곳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QLC 기반 고용량 SSD를 양산할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AI 모델이 진화하며 훈련·추론 영역에서 SSD 수요가 늘었다"면서 "QLC SSD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3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향후에도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 삼성전자 목표다. 홍승완 삼성전자 부사장은 "낸드는 고용량·고성능 방향으로 발전 중"이라며 "스택당 HARC 식각 공정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고성능 소자 제조를 위한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공정, 멀티 본딩 기술 등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자체적으로 QLC eSSD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자회사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내서 고용량·고성능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 솔리다임에는 60TB eSSD가 준비돼 있다"며 "SK하이닉스에서도 QLC 기반 60TB 제품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300TB까지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투자가 확대되며 서버 전력 효율 중요성을 우선순위에 배치하게 됐고, 데이터 볼륨이 커지며 처리 속도가 중요해졌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eSSD 매출도 크게 늘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eSSD 매출로 17억82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를 거뒀다. 직전 분기보다 85.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에 SK하이닉스·솔리다임 매출은 49.3% 늘어난 11억439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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