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 바꿔 이재명 연임-대권 길 닦기" MBC·SBS는 침묵?
TV조선 앵커, 민주 '부패연루 직무정지' 삭제에 "이래도 尹보다 덜 욕먹는다 자신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 당규 상 부패연루자의 자동 직무정지 조항을 아예 폐지하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대선 출마시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한 규정도 예외조항을 두도록 하는 개정시안을 의원총회에 보고했다. TV조선 앵커는 이래도 무기력한 정부여당보다 덜 욕먹는다는 자신감이냐며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고 지적했고, 다른 방송사들도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당 대표 연임 및 대권행 걸림돌 제거라고 일제히 분석했다. 그러나 연일 MBC와 SBS는 이 소식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31일 입수한 더불어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 시안을 보면, 현행 당헌(제25조 제2항)에서는 당대표·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나 새로 “전국단위 선거일정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 의결로 사퇴시한 변경, 단 이 경우에도 중앙당 선관위 구성 전까지 사퇴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 체제에서 큰 논란을 빚었던 당헌 제80조1항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자동 직무정지 폐지” 조항을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깨끗한 정치'를 향한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제정되었으나, 정치검찰 독재정권 하에서는 부합하지 않다는 당내·외 여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 유발시 무공천 규정(당헌 제96조 제2항)도 삭제하고, 당의 결정과 당론을 위반한 자를 명문화해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선출 이후 탈당사태를 빚자 아예 국회의장단 후보자 및 원내대표 선출시 권리당원 유효투표 결과를 20% 반영하되 투표방식은 ARS 투표 또는 온라인 투표로 실시한다고도 예고했다. 민주당은 30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보고했고, 선수별 간담회를 거쳐 당무위원회 등을 통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안의 주요 내용은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기자회견과 30일 의원총회 후 백브리핑에서 일부 설명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메인뉴스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표 연임과 대권 가도 길닦기라고 비판했으나 MBC와 SBS 메인뉴스에서는 해당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최지원 TV조선 기자는 30일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대표 연임이 거의 확실하단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권 출마와 관련된 당헌을 바꾸려는데 대해선 이 대표의 족쇄를 풀어주는 '맞춤용' 개정 아니냔 지적도 나왔다”고 해석했다. '부정부패 연루자를 직무에서 자동 정지하도록 하는 당헌을 삭제'한 것을 두고 최 기자는 “김은경 혁신위조차 공직 윤리 부적격자의 경우 공천 배제하라는 혁신안을 권고했는데, 반대 방향으로 고치겠다는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혁신 의지도 사라진게 아니냔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그렇게 해도 무기력한 정부 여당보단 덜 욕먹을 거란 자신감일까요”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방향인지 잘 모르겠다”고 쓴소리했다.
JTBC도 '뉴스룸' <당 규정 바꿔 '이재명 연임' 길 닦나> 리포트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연임을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오는데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JTBC는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 개정 시도를 두고 한 민주당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엄격히 분리하는 규정까지 폐지하는건 불필요한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가 완성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당헌당규까지 고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부정부패에 연루자 직무정지 규정 폐지에 JTBC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도 이날 '뉴스A' <이재명 대권가도 걸림돌 치우는 민주> 리포트 앵커멘트에서 “이 대표 대선가도에 걸림돌을 치우는 모양새”라고 분석했고, 김주하 앵커도 MBN '뉴스7' <이재명 대표 '연임 대권' 포석?> 리포트 앵커멘트에서 “대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연임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YTN도 '뉴스나이트' <22대 시작부터 '내부 결집'…'이재명 연임'은 상수?> 리포트에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내부 결집'을 노린 거란 분석도 나온다”고 지적했고, 연합뉴스TV도 메인뉴스인 '뉴스리뷰' <'대선 1년전 당대표 사퇴' 규정 개정 추진…이재명 연임용?>에서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TV는 “당내에선 당헌당규가 이 대표를 위해 너무 성급하게 바뀐다는 우려 목소리와 함께, 결과적으로 이 대표와 친명계의 당 장악력이 공고화된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KBS는 '뉴스9' 리포트 <22대 국회 문 열자마자…특검법 '파상 공세'> 말미에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연임과 대선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상황은 상정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고 간략히 언급했다. 그러나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SBS의 '8뉴스'에도 해당뉴스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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