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김태용 감독을 사랑하는 이유"..마침내, 드디어 '원더랜드'[종합]
31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태용 감독을 비롯해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만추'(2011) 이후 13년 만에 내놓는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태용 감독은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별하고, 이 그리움을 인공지능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하면서도 스태프, 배우들과 이 서비스가 진짜 있다면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공지능이 가짜와 진짜를 넘나드는 세계고, 영화를 보면 '나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겠다'라는 고민에 마음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태용 감독은 '만추' 이후 아내이자 배우 탕웨이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저도 오랜만에 탕웨이 배우와 작업하면서 느낀 건 10년이라는 시간 속에 이 배우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느껴졌다. 성장이라는 말이 좀 그렇지만, 여러 작품을 거쳐오면서 에너지가 '만추' 때와는 또 다르고, 신기했다. 일상에서 만나던 사람과는 또 다른 사람이 돼 있고, 연출자로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워낙 준비를 많이 하고 몰두하는 배우다. 집에서도 몰두해 있어서 일과 일상이 구별되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하긴 했다"고 웃었다.
"10년 만에 함께 한 김태용 감독은 어떻게 달랐냐"라는 질문에 탕웨이는 "일단 체중이 변했다"고 웃으며 "김태용 감독님은 여전히 인내심이 강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디테일하고 세심한 것이 제가 이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다. 또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시는 분"이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소재다. 관객들이 어떤 인물에든 공감을 느끼고, 생각해볼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어린 딸을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직접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아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세밀하고 흡입력 있게 그려낸 열연을 펼친다.
탕웨이는 '만추', '헤어질 결심' 이후 세 번째로 한국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원더랜드'를 처음 보여주는 날이라서 의미 있다. 저는 행운이 많은 사람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라며 "제가 이렇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과 작업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라며 "저랑 같이 나온 배우 중에 공유 씨가 했던 역할도 AI인데 제가 관객이라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의 영화인들에게 감사하다. 계속해서 저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보검은 "수지 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즐거웠다. '정인'과 '태주'의 입장에서 글을 읽었을 때 두 사람은 어떤 서사가 있었을지,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 왔을지 고민했고, 감독님, 수지 씨와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래서 서로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아름다웠던 청춘, 사랑했던 기억을 사진으로 많이 담으려고 했다. 감독님과 만날 때마다 리딩하고, 서사를 메워나가는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원더랜드'는 박보검이 입대 전 촬영한 작품으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개봉하게 됐다. 그는 "촬영 당시에는 시나리오가 보고 싶었던 사람을 AI로 만나는 이야기라고 상상만 했는데 4년 이후에 개봉한 게 오히려 좋고,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관객들과 만나게 돼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수지 또한 "저도 (박) 보검 오빠와 촬영하면서 좋은 추억이 많고, 친구 같은 연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소품 사진 촬영도 많이 하고, 리딩도 많이 하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연인 호흡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래해봐'라는 대사가 '태주'와 '정인'이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AI '태주'는 '정인'이의 말을 잘 들어주다 보니까 조금 더 멋대로 구는 부분이 많다. 그런 관계성을 보여주는 말투였고, '태주'가 깨어났을 때는 그를 케어하는 모습도 보여주기 때문에 그런 차이에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정유미는 "촬영을 앞둔 당시에 숏컷이었다가 머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분장팀과 얘기하면서 숏컷을 결정했다. 그런 모습이 새롭게 다가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역할에 더 동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원더랜드'의 개봉을 앞두고 "마침내,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면서 "이 영화가 어떤 분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또 누군가에겐 공허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 외에 다양한 감정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정유미 또한 최우식에게 많은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재밌는 시간도 있었지만, 힘들 때도 많았다. 그걸 다 이해해 주고, 공감할 수 있는 동료와 함께한다는 게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긴 촬영을 한 건 아니지만, 많은 분이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의 재치와 순발력이 많은 힘이 됐다. 언젠가 또 좋은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태용 감독은 "욕심이 많았던 프로젝트다. (배우끼리) 서로 부딪히는 신이 많지 않지만,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분들의 에너지나 마음이 영화에 잘 담겨있길 바랐다. 어쩌면 저에게는 어려운 숙제였고, 그걸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기계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그리움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허망함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인공지능까지 포함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 감정을 나눌 수 있을지 생각했다. 이분들을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는데 그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원더랜드'는 오는 6월 5일 개봉한다.
메가박스 코엑스=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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