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감사하다” 눈물로 시작, 눈물로 끝냈다[종합]

윤소윤 기자 2024. 5. 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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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을 피해 자리를 지킨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감사하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해 “승소해서 개운하다”는 말로 끝내며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민희진은 3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지난달 25일 어도어 공식 입장 발표를 위한 첫 기자회견 후 36일 만으로, 기자회견장은 행사 약 1시간 전부터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해 붐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희진은 지난 기자회견과는 달리 화사한 노란색의 니트 카디건과 단정하게 질끈 묶어올린 머리 모양을 하며 밝은 얼굴빛으로 현장에 등장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밝은 빛의 얼굴’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을 결정하면서 해임 위기에 처했던 민희진이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게 돼 표정이 밝아졌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는 31일 임시주총을 통해 민희진 해임안을 올렸으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면서 민희진이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게 됐다. 하이브 측은 기존 어도어 이사 2명에 대해선 해임했고 새로운 인사 3명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민희진은 “다행히 승소하고 인사하게 돼 가벼운 마음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우리의 상황이나 생각을 말씀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기자회견을 하고 한 달 좀 넘는 기간 동안 내 인생에서 너무 힘든 일이기도 했고 다시 없었으면 좋겠는 일이기도 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쨌든 정말 감사한 분들이 많아 그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인사하며 울먹였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그는 “나를 모르는 데도 응원해준 분들이 많다”며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정말 고맙다. 진짜 한분 한분 인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그분들이 큰 힘이 됐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그분들 때문에 이상한 선택을 안 할 수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민희진은 해당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 기자회견과는 달리 차분한 모습을 이어갔다.

민희진은 지난 기자회견에 대해 “지난번엔 굉장히 흥분하고 분노가 하늘 끝까지 갔다. 막말을 많이 했지만 평소엔 멀쩡하다”며 “그땐 3일 동안 옷도 못 갈아입어서 냄새나던 옷이다. 오해받는 상황에서 옷 갈아입고 화장하는 게 더 사이코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뉴진스’ 언급에 대해 “여론을 돌리려고 한 게 아니다. 거기서 나올 수밖에 없던 말이었다”라며 “아카데미 상을 받은 여배우도 아니고 연기를 어떻게 하겠나”라고 설명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은 ‘가처분’에 대해선 “이길 줄 알았다”며 “잘못한 게 없어서 자신 있었다. 애인 사이에도 유치한데 회사에서 일하려고 만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뉴진스 멤버들도 어제 난리가 났다. 스케줄이 없었으면 다 만났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민희진은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희진은 “보이그룹이 7년 걸릴 성과를 뉴진스가 2년 만에 냈는데 그게 배신이냐”며 “하이브와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펀치를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이제 됐다고 생각하고 삐지지 말자”고 전했다.

민희진은 하이브와 ‘3대1’로 뽑힌 새 사내이사들이 ‘어도어 경영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렇게 되면 그분들이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되는 것이라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런 판단은 하지 않으실 것이다. 하이브가 어도어를 발전시키고 뉴진스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협의하실 것이다”라고 답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그러면서도 “하이브에 의리를 지키려면 가끔 뉴진스·어도어를 배신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지만 저는 어도어 사장이라는 게 제1순위다. 그래서 어도어가 독립법인으로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희진은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고, 무얼 얻기 위한 분쟁인지도 모르겠다”며 “누구를 힐난하고 비방하고가 지겹다. 모든 사람이 신물이 나 있다”고 토로했다.

또 “대의적으로 어떤 것이 더 실익인지 생각해서 모두가 더 좋은 방향일지. 법적으로도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고 한 상황에서 이런 부분이 더 건설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모두를 위해서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경영자 마인드고, 인간적으로 맞는 도리”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은 기자회견 말미에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민희진은 “뉴진스와 저의 비전은 ‘그저 행복하게 살자’다”라며 “얘네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인도하느냐가 중요하다. 7년 아티스트 하면 지겨워서 시집가고 싶거나 유학 가고 싶을 수도 있다. 이후에는 원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그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민희진은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 지금은 현금이 사실 없지만 돈을 많이 벌게 되면 100억 이상은 사회에 쓰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짊어지고 갈 돈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필요한가. 무슨 생각까지 했냐면, 길거리에 돈을 뿌리고 싶었다. 우리 집 앞에 줄을 쭉 서라고 해서 응원했던 분들께 100만 원씩이라도 드리고 싶다. 이상한 생각일 수 있지만 마음이 실제로 그렇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민희진은 “뉴진스를 위해서 좋은 판단이 됐으면 좋겠다. 애들은 아직 저를 의지하고 있으니 어른들이 좋은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고, 그걸로 금전적 타협도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욕심을 부릴 게 아니다. 온 세상이 나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승소를 해서 개운하고, 누명을 벗어서 개운하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윤소윤 온라인기자 yoonsoy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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