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이’ 언급한 민희진 대표, 이번에는 하이브 향한 ‘화해의 손길’ (종합) [MK★현장]
“하이브와 타협 의지 있어...여론전 피곤하다”
아일릿·방탄소년단 여론전 피해에 “뉴진스도 상처입었다” 주장
“지긋지긋하게 싸웠으니 이제는 모두를 위한 챕터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얼굴에 웃음이 걸렸다. ‘개저씨’로 시작해 ‘맞다이로 들어와’까지, 하이브 이사진을 향해 거친언사를 쏟아냈던 지난 기자회견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들어선 민 대표는 하이브를 향해 화해의 손을 내밀며 또 한 번 ‘하이브 내전’의 판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해임’의 위기에서 벗어난 민 대표는 “누명을 벗어서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힌 동시에 “충분히 오해할 수 있고 복잡한 상황임에도 냉정한 시각에서 봐주시려고 노력하셨던 분들,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힘이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했던 민 대표는 하이브를 향한 ‘배신적 행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민 대표의 해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먼저 손을 들어준 재판부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 지분을 팔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의 변호사 측은 “법원이 ‘모색한 걸 인정했다는 것’은 카톡의 내용을 보고 그런 것 같다. 민 대표가 괴로우니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것 중 하나다. 법원이 배임을 ‘인정’을 한 것도 아니고, ‘모색한 것으로 본다’고만 했다. 그건 배신적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그 변론은 선관주의 위반과 거리가 멀다”고 정리했다.
민 대표는 ‘배신’이라는 워딩에 대해 명확하기 짚었다. “이 싸움이 말장난 싸움이 되기 싫었다”고 말문을 연 민 대표는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이 중요한 워딩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판결의 내용에 상대방을 배척하기 위한 내용으로 쓰인 것”이라며 “배신이라는 내용은 신위가 깨졌다는 것이다. 신위는 쌍방으로 깨지는 일이고, 감정적인 단어다. 이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 경영적 판단에는 인과관계가 많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신감이라는 이야기도 제가 먼저 느꼈다”고 주장한 민 대표는 “하이브가 먼저 신의를 깼다고 생각한다. 하이브와 타협하거나 협의해야 하는 점이 필요하다”며 “개인이득을 생각하면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개인의 이득이 아닌 뉴진스와 같이 하기로 한 일련의 플랜을 가져갔으면 좋겠고 그게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지긋지긋하게 싸웠으니 모두를 위한 챕터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하이브를 향한 화해의 의사를 제안했다.
민 대표는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직위나 돈에 대한 욕심이 이 분쟁에 요인이 아니었다”고 말한 민 대표는 “제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제가 이루고 싶었던, 멤버들과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크다”며 “누군가에게는 굉장한 꿈이자 기회를, 누구를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좌절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저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제가 계획했던 것들을 성실하고 문제 없이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화해의 방향에 대해서는 “신의라는 건 쌍방의 협의다. 협상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화해를 이야기 했지만, 하이브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민 대표는 “같이 일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어른의 마음으로 생각을 해보면 ‘기분 나빠서 그만둘래’ 하면 모든 것이 망가진다”며 “나도 힘들고 열받고 괴롭지만,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했을 때, 아프더라도 참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제가 이렇게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기도.
민 대표는 ‘뉴진스를 이용한 여론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 멤버를 언급했던 것이 여론을 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이야기였다”고 말을 하면서도, 여전히 멤버들을 비롯해 가족들과 사이가 좋음을 거듭 이야기하며 “뉴진스와 저의 비전은 그냥 행복하게 살자다”고 전했다.
“너무 피곤하다”고 거듭 호소한 민 대표는 “제가 혼자 뭘 할 수 있느냐. 말도 안 된다. 분쟁을 길게 끌고 싶지 않다. 법원이 내려준 분기점이 생기지 않았느냐. 논쟁을 한 달 이상 했으면 지겹다”며 “저 혼자 생각하면 편하다. 다 같이 미래를 생각하면 제가 자식같다고 생각한 만큼 희망고문이 어렵다. 저도 한 수 접으니 접자, 피곤하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분쟁으로 인해 난도질 됐던 하이브 내 다른 아티스트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민 대표와 하이브의 내홍이 격화됨에 따라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방탄소년단과 르세라핌 등으은 이번 사태로 파생된 각종 루머에 휘말렸으며, ‘뉴진스와의 유사성’을 주장한 아일릿의 경우 ‘카피 시비’가 불거지기도.
이에 대해 “뉴진스도 상처를 받았다”고 말한 민 대표는 “이 사안은 모두가 상처를 받은 일이다. 저도 인간이다. 저도 그렇고 멤버들도 인간이기에, 누군가를 특정해서 말을 하기보다는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언급을 그만 해야 한다”며 “그들을 계속 언급하면서 ‘상처를 주냐마냐’ 하는 것도 상처다. 이제 언급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상처를 씻어내기 위한 타협이 필요하다. 새로운 모색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협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거듭 밝힌 민대표의 화해 메시지 이면에는 하이브 인사로 채워진 어도어 이사진의 압박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이브는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된 이사진을 대신해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한 법률대리인은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라 민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도어 이사회에서 이사들 결의만 있으면 대표 해임이 가능하다”며 “새로 선임된 (하이브 측)이사들이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을 의결하지 못하도록 이사회의 권리를 강제할 수 없어서 불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대표는 “시시비비를 가려서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도 봉합해야 되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 순서를 따져가야 하는 상황이고 조직쇄신을 위해서도 하이브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문제 제기를 밉다고만 하면 그 조직은 다른 부분으로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와의 관계에 대해 “너무 피곤하다. 여론전도 피곤하다. 제가 무슨 역바이럴을 이야기 하는데, 제가 혼자 뭘 하겠느냐. 말도 안 된다. 이 분쟁을 길게 끌고 싶지 않다. 그래서 빨리 효율적으로, 다행히 법원이 내려준 분기점이 생겨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고 거듭해서 호소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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