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현장소장 '최고 형량' 징역 7년 6개월 선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이 31일 미호천교 임시제방 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각각 7년 6개월과 6년을 선고받은 결과에 대해 느낀점을 말하고 있다. 석지연 기자.

[청주]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미호천교 임시제방 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검찰이 구형한대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방법원 형사5단독 정우혁 판사는 31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현장소장 전 모씨와 감리단장 최 모씨에 대해 최고 형량인 징역 7년 6월과 6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 모씨와 최 모씨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또한 참사 발생할 당시 잘못을 덮기 위해 시공계획서를 일부 조작한 혐의도 있다.

피고인들은 여러 차례 진행된 공판에서 설계를 지시한대로 제방을 축조한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 모씨는 최대 형량인 7년 6월이 선고됐고 일부 혐의를 인정한 최 모씨에게는 6년이 선고됐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마치 정상적으로 제방을 축조한 것처럼 말했고 허위 문서를 작성해 자신의 잘못을 은폐한 것 뿐 아니라 관련 직원들과 핸드폰 대화 내용을 은닉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피고인들은 과연 집중호우 당시 급조된 곳에 만약 피해자 부모, 친구, 가족이 그런 비극이 발생해도 축조를 하는데 있어 아무 문제가 없이 제대로 축조됐다고 말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명의 사망자 및 부상자가 생겨났고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느낄 고통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이 사건 과실 정도나 피고인들이 사고를 보인 태도를 고려해 죄책에 상응하는 각각 최소 징역 15년 및 12년을 선고하려 했으나 법정 사정을 참조해 선고할 수 있는 형량에 대해 한계가 있다"며 "아무리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경합법에 따라 최고형인 7년 6개월과 6년을 선고했다"고 판시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에 대해 이같이 선고하는 것에 대해 무기력함을 느낀다. 과연 이같이 선고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맞는가 싶다"며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초래한 사고에 대해 중대한 책임을 느끼고 회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사고가 다시 발생돼서는 안되겠지만 이 사건처럼 중대한 사고에 대한 법과 관련해 입법부나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