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삶, 괜찮을지도?”…높아진 ‘친환경’ 관심에 북적이는 ‘비건 축제’

“사실 비건 아닌 사람들은 ‘비건인 사람이랑은 대체 뭘 먹어야 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먹을 게 많던데요?”
31일 ‘베지노믹스 페어 비건&그린 페스타’에서 만난 안우석씨(34)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안씨는 “저는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인 친구를 따라 행사에 왔다”며 “비건 음식도 맛있는 게 많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건은 곡물과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최근 환경 문제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건 관련 행사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행사장에서 열린 ‘베지노믹스 페어 비건&그린 페스타’도 인파로 붐볐다. 약 50명이 입장 시간인 10시 전에 와서 기다렸다. 이들은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행사 부스를 향해 잽싸게 발걸음을 옮겼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최근 확실히 비건 인구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3년 전부터 비건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이정주씨(45)는 “비건 관련 행사를 매년 다니고 있는데,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비건 식품 종류도 굉장히 다양해졌다”며 “동물성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게 많아져 최근에는 어차피 소비할 거면 비건 제품으로 소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 전부터 비건에 관심을 가진 최은영씨(35)는 “확실히 최근 비건 시장이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장이 커지면 더 많은 사람이 비건에 관심을 가지게 될 거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비건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가 늘고 다양해지면서 “이 정도면 비건 할만하겠다”는 반응이 절로 나왔다. 비건 식사를 위한 선택폭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체험학습으로 행사장을 찾은 특성화고 학생 구세현양(16)은 “저는 육식을 좋아하다 보니 비건이라 하면 다 채소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는데 의외로 맛있는 음식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주부 임모씨(57)도 “사실 비건이 뭔지 잘 몰랐는데 오늘 와보니 생각보다 제품이 다양해서 이왕이면 환경을 위해 비건 제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경에 관심이 많은 딸을 따라 왔다가 친환경 수세미는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 해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친환경을 표방한 이색 제품을 전시하거나 캠페인을 하는 부스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에 부스를 차린 박보화씨(46)는 ‘먹는 감’을 이용한 친환경 가죽을 소개했다. 박씨는 “감으로 유명한 경북 청도에서 천연 염색 관련 일을 하다가 감을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며 “감말랭이·건시를 파는 농가에서 가져온 감 부산물에서 탄닌 성분을 뽑아내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가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희씨(34)는 농가의 쓰레기 문제를 알리는 전시 부스를 열었다. 한씨는 “해양 쓰레기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반면 농가 쓰레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농가의 비닐 쓰레기들은 방치되다가 날아가 강으로 흘러들어 가거나, 삭아서 흙 속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남는데 이를 알리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버섯으로 만든 너깃, 산나물 만두 등 비건 식품을 소개하는 업체부터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 해 소품을 만드는 업체, 친환경 소재로 한복을 만드는 업체, 비건 책을 소개하는 독립 서점 등 183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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