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혁의 환멸을 통해 드러난 방송가 연예 비즈니스의 민낯('비밀은 없어')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5. 31. 1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 에서 톱스타 김정헌(주종혁)은 매니저에게 그렇게 말한다.

'커플천국'이라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민초희(한동희)의 거짓 폭로로 악플에 시달리던 온우주(강한나)에게 급기야 물리적인 폭력까지 행사하려 한 인물이 알고 보니 김정헌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밀은 없어’를 보면 방송가의 뒷면이 보인다

[엔터미디어=정덕현]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남을 죽이고 싶었대. 그런 사람들 마음까지 먹고 산다 내가. 진짜 환멸이 난다. 환멸이. 아니 나한테 환멸이 난다고 나한테. 그 상황에서 나는 또 아무 말도 못하고 나 대신 얘기해 줄 변호사만 기다리고 있고 합의해 준다는 우주가 고맙더라고. 나 성공한 거 맞냐?"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에서 톱스타 김정헌(주종혁)은 매니저에게 그렇게 말한다. '커플천국'이라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민초희(한동희)의 거짓 폭로로 악플에 시달리던 온우주(강한나)에게 급기야 물리적인 폭력까지 행사하려 한 인물이 알고 보니 김정헌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김정헌을 선택하지 않았고, 송기백(고경표)와 방송 전부터 사귀던 사이였다는 거짓 폭로 때문에 이성을 잃은 팬이 김정헌을 위한답시고 온우주를 공격한 것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들이 온전히 다 진실일 수는 없다는 걸 말해준다. 방송이 보여주는 진실이고, 그 이면에는 다양한 속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비밀은 없어>는 물론 전기 충격을 받은 후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아나운서 송기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이처럼 방송가의 뒷얘기들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커플천국'은 누가 봐도 <솔로지옥>의 패러디처럼 그려지고, 아나운서였지만 프리선언을 하고 나온 윤지후(고규필)가 송기백과 함께 찍은 '산에 산다'는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또 대타로 송기백이 출연한 '송 아나가 간다' 역시 저녁시간대에 방영되는 맛집 탐방 코너를 소재로 가져왔다.

흥미로운 건 방송에 비춰지는 것과는 사뭇 다른 실제 촬영 과정이 가감없이 보여진다는 점이다. '커플천국'은 그저 자연스럽게 남녀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제작진이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연애 리얼리티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산에 산다'는 자연인이라고 해도 인덕션을 쓰고 태블릿 PC를 보는 이들도 있다는 걸 코믹하게 그려낸다. 또 '송 아나가 간다'는 천편일률적으로 보여주는 맛집 리액션과는 사뭇 다른 실제 상황을 거짓말을 못하는 송기백을 통해 보여준다.

<비밀은 없어>라는 제목은 그래서 방송가의 실제 상황을 꺼내 보여준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것은 송기백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아나운서이고, 온우주가 예능 프로그램 작가이며 김정헌이 톱스타라는 방송가 사람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 나오는 리얼리티일 수 있다. 그래서 화려해보이기만 한 방송가가 실상은 씁쓸한 현실이 감춰져 있는 세계라는 걸 이 드라마는 은연중에 드러낸다.

벼락스타가 되어 얻는 뜨거운 인기도 순식간에 손가락질 받는 악플로 바뀌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잘 되어 정규 편성이 되지만 대타로 방송에 나갔던 것 때문에 방송작가로 합류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일도 벌어진다. 또 김정헌이 환멸까지 느끼게 되는 엇나간 팬심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다른 세계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방송가 사람들 역시 똑같이 상처받는 사람들이라는 것. 거짓말 없이 직진하는 로맨스를 담은 <비밀은 없어>가 보여주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