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먹통에 칼 빼든 과기부…"석달 내 시정요구"

이종호 장관 "카카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책임"
카카오 측 "점검 결과 수용…관리·감독 강화할 것"

최근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에만 3차례 일어난 카카오톡 먹통과 관련해 카카오에 사전테스트 강화 등 시스템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3개월 이내에 시정 결과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3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의 원인과 대응·복구현황에 대한 카카오의 통신재난관리계획 이행 여부를 지난 21일과 23일 점검하고, 28일부터 30일까지 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카카오의 미흡 사항에 대한 시정조치 요구사항을 심의·의결했다. 카카오톡 장애는 지난 13일(6분)과 20일(6분), 21일(54분)에 발생했다.

이번 점검 결과 지난 13일에는 오후 1시44분부터 1시50분까지 6분간 카카오톡 이용자의 약 80%가 카카오톡 메시지 발신 지연과 실패로 불편을 겪었다. 장애 원인은 카카오톡 서비스가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서버의 파일을 업데이트하는 작업 중 기존 파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실제 작업을 진행하기 전 사전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에도 오후 2시52분부터 2시58분까지 6분간 이용자의 80%가 메시지 수·발신 실패로 불편을 겪었다. 원인은 네트워크 부하 분산을 위한 내부 시스템 기능 개선 작업 중 발생한 오류였다. 점검 결과 카카오는 실제 작업을 진행하기 전 사전테스트는 실시했으나 개발 결과물의 테스트 환경이 실제 카카오톡 운영환경과 차이가 커 미리 장애 가능성을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9시24분까지 54분간 이용자의 약 8%가 PC용 카카오톡 로그인 실패 및 모바일용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지연 피해를 봤다. 특히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출근 시간대 장애가 발생해 불편이 컸다. 이번 장애는 두 번째 장애를 일으킨 서버의 오류를 미해결한 상태에서 동일 데이터센터에 있는 다른 서버에 자바(Java)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디지털 서비스 장애는 국민 일상의 불편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자의 관리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도 국민들의 관심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재난·장애 관리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과 함께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카카오에 '주요 작업 전 사전테스트 체계 강화', '작업관리 통제 강화', '통신 재난 관련 매뉴얼 및 지침 보완' 등의 내용이 담긴 시정사항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이번 시정 요구에 대한 개선 조치계획을 1개월 이내 수립해 제출하고, 시정결과를 3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먹통 예방을 위해 내부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작업 관리와 감독이 미흡했다는 이번 점검 결과를 수용한다"며 "그간 서비스 이중화 등 적극적인 기술적 조치를 통해 장애에 적극 대응해왔고, 앞으로 주요 작업에 대한 내부 관리·감독 프로세스 역시 재정비하고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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