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민희진 "돈 중요하지 않아… 뉴진스와 꿈 이루고 싶어"

"하이브와의 싸움, 누구를 위한 건가… 주주들에게 피해"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사진=임한별 기자

하이브가 자사 인사들을 내세워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한 가운데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홀가분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민희진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날 열린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이 키운 걸그룹 뉴진스와 함께 꿈꾸고 있는 비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 대표는 "죄의 유무를 떠나서 문제제기를 하면 상대방은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데 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가처분을 냈다"며 "이제 처분이 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물질적인 욕심으로 이번 일이 불거진 거 아니냐는 물음에는 단호히 말했다. 민 대표는 "직위나 돈에 대한 욕심 자체가 분쟁의 요인이 아니다"며 "그것은 지금도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개인적인 누명이 벗겨진 상황에서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데 그럼에도 뉴진스 멤버들과 공유한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너무 크다"고 부연했다.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며 "물질적인 욕심보다 뉴진스 멤버들과 공유한 청사진이 해임 요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전이 꺾인다는 사실이 굉장히 고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대표는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갈등으로 앞으로 추진할 사업 일정이 지장을 받는다고 했다. 뉴진스는 다음 달 21일 일본에서 더블 싱글을 발매하고 같은 달 26일과 27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팬미팅을 연다. 하반기 새 앨범 발매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엔 월드투어를 계획 중이다.

월드투어를 위해선 트랙리스트를 확실히 확보하는 게 중요해 연말 음반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분쟁으로 혼란스러워졌다고 평가했다. 민 대표는 "고민 중인 상황이 많아져서 이런 기회와 가치를 과연 날려야 하는 것인가"며 "새로운 도전으로 K팝의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기회인데 누구를 위해서 좌절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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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하이브와 갈등 원만한 해결 바란다… 주식회사 본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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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목표한 계획들을 성실하고 문제없이 이행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이브와의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고도 했다. 민 대표는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누구를 위한 분쟁인 건지 모르겠고 무엇을 얻기 위한 분쟁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누구를 힐난하고 비방하는 게 지겹다"며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 건지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회사는 여러 주주로 구성된 만큼 그들의 이익을 위해 사업 비전을 위해 다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는 상황에서 건강하게 논의가 돼야 한다"며 "모두의 이익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이게 경영자 마인드고 인간적으로의 도리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어도어 이사회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모처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하이브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3인을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민희진 대표의 측근인 사내이사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해임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민희진 대표는 해임되지 않았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민 대표의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30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 해임 사유 또는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