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누명 벗어 홀가분… 하이브와 타협점 찾길 바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 측에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으로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홀가분하다"며 "죄의 여부를 떠나 내가 죄인이라고 하니 바로 잡으려고 가처분 신청을 했던 것이고, 법원에서 인용돼 개인적으론 큰 짐을 내려놨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K팝의 새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으로 좌절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이브도 제 (기자회견) 이야기를 들을 텐데, 어떤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하이브와 원만한 문제 해결을 시사했다.

그는 전날 법원이 '(민 대표가) 배신적 행위는 했지만, 배임은 하지 않았다'고 판시한 데 대해 "배신은 쌍방 간 신의가 깨졌을 때 쓰는 감정적 표현이라 '배임'이란 법률적·경영적 판단과 인과관계가 별로 없다"며 "회사는 친목집단이 아니고 경영자는 숫자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임기 내 수익을 얼마나 내고 회사에 어떤 이익을 안겼느냐가 배신자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탑 보이밴드가 5-7년 만에 낸 수익을 나는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냈다"며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란 단어를 쓸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 해임사유나 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하이브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다만 기존 어도어 사내이사 3명을 하이브 측 추천 인사로 교체했다.

이로써 어도어 이사회는 1대 3 구도로 민희진과 하이브 간 불편한 동거를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