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하이브, 한 수 접을 테니 그만하자…뉴진스 희망고문 괴로워" [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 여론전을 끝내고 다음 방향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3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모자를 벗고 노란 니트를 입고 등장한 민희진은 "이번에는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가벼운 마음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저희의 상황, 제 생각을 말씀 드리는 게 좋을 거 같아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먼저 인사를 좀 드리고 싶다. 제 인생에선 너무 힘든 일이기도 했고 다시 없었으면 좋겠는 일이기도 했다. 저한테는 힘든 시간이었는데 어쨌든 너무 감사한 분들이 많아서 제가 그 분들한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제 지인들이나 응원해주신 분들, 주위 분들보다도 저를 모르시는데 생면부지의 사람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물론 좋은 얘기만 있었던 아니지만 이 감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특히 뉴진스 팬덤 버니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 민희진은 "일이 잘 되면 어떻게든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라 밝혔다.
민희진은 "제가 하이브의 자회사 사장이기도 하지만 제 첫 번째 신분은 어도어의 대표이사다. 근데 어도어의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이 자회사 사장의 역할과 이해상충이 될 때가 있다. 어도어의 배임이라 얘기했을 때 어떻게 어도어의 배임이 될 수 있나 했다. 제 첫 본분은 어도어 대표로서의 역할 수행이다.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저의 계획을 말씀 드릴 것"이라 밝혔다.
민희진의 변호인은 "하이브 쪽 이사들이 대거 선임이 됐기 때문에 이사회가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 그때 민희진 대표이사의 해임 건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늘 선임된 이사님들이 그렇게 통지하진 않았다"며 "저희가 기자회견을 처음 열 때 모두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주주간 계약을 지키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이사들로 하여금 민희진 대표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이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민희진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많이 홀가분한 건 있다. 진짜 죄가 있냐 없냐를 떠나서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게 되면 상대는 당연히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해 가처분 신청을 했던 거다. 이렇게 처분이 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사실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오해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거 같은데 직위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 자체가 이 분쟁의 요인이 아니었다. 그건 지금도 분명하다. 그래서 개인적인 누명이 벗겨진 상황에서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제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제가 이루고 싶었던, 우리 멤버들과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너무 크다. 저는 솔직히 말해서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 우리가 같이 도전해보기로 했던 비전이 저희한테는 그게 더 크다"고 밝혔다.
민희진은 "제가 해임이 될 요건이 없으면 비전이 꺾일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너무 큰 고통이다.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라 생각한다. 도쿄돔을 6월에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 월드투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트랙리스트 확보를 위해 연말에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 달여간의 분쟁 때문에 혼란스러워졌다"고 토로했다.
민희진 변호인은 "해임된 이사들은 그대로 근무할 예정이다. 어도어가 워낙 일이 많고 창립 멤버로 일하셨기 때문에 계속 근무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어 민희진은 판결문 속 '배신은 했지만 배임은 아니다'라는 표현에 대해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이 중요하게 사용된 게 아니라 상대를 배척하기 위해 쓰였다. 배신이라는 표현은 신의가 깨졌다는 뜻 아니냐. 신의는 한 사람으로 깨질 수 없다. 굉장히 감정적인 단어"라며 "회사는 친목을 위해서 다니는 집단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경영자는 숫자로 증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게 배신감의 척도가 되어야 하지 않냐 내가 어도어로 2년 간 낸 수익이 톱 보이밴드들이 5년, 7년 동안 내는 성과다. 그걸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낸 거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표현이 맞는 거냐"고 밝혔다.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하는 거냐"는 질문에 민희진은 "그렇다. 제가 싸움 일으킨 게 아니"라고 밝혔다. 또 민희진은 "경영권은 저에게 있다지만 제가 무슨 모색을 하든 하이브가 결정하면 된다. 저는 제가 먼저 배신감을 느꼈다 생각한다. 그러면 제가 하이브랑 타협해야 하는데 자회사가 무슨 힘이 있냐. 하이브랑 어떤 얘기를 해야 콧방귀라도 껴줄까 싶었다. 협상 테이블조차 오를 수가 없다. 제가 왜 '은따'라는 표현을 했냐면 차라리 왕따처럼 대놓고 배척하면 말이라도 하는데 은근히 당하는 거 같다. 이게 너무 오래 지속되니까 거기서 하이브에 신의가 깨졌다고 스스로 판단한 거다. 그래서 하이브에도 묻고 싶다. 그렇게 걱정됐으면 저를 불러서 물어보지. 저는 그런 생각"이라 밝혔다.
민희진은 "뉴진스와의 1년 플랜은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 그게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감정적 상처는 이미 서로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은 대인배처럼 끝내고 다른 챕터로 넘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향후 어도어의 방향에 대해 민희진은 "저도 어도어 구성원들에게 메일을 보낼 거다. 모두가 갑자기 맞은 날벼락이었다"며 "하이브와는 상대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달라질 거 같다. 근데 저는 너무 피곤하다. 한 달 동안 했는데 변호사 수임료가 얼마나 되겠냐. 인센티브 20억 변호사비로 끝났다. 저는 일희일비하면서 살아왔던 사람이라 축적해서 모아둔 돈이 많은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민희진은 "하이브와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여론전도 너무 피곤하고 제가 역바이럴을 혼자 어떻게 하겠냐. 이 분쟁을 길게 끌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그냥 빨리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 다행히 법원이 판결이 내려준 분기점이 생기지 않았냐. 화난 걸로 치면 누가 더 화나냐 대결하는 게 무의미하다"며 "뉴진스의 미래를 생각해서든 하이브의 미래를 생각해서든 모두의 미래를 생각하면 뉴진스 애들에게 희망고문이 얼마나 괴롭냐. 그런 관점에서 저도 한 수 접을 거니까 그만하자 싶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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