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3선, 정몽규 4선 ‘장기 집권’ 길 열리나··대한체육회 이사회, 논란 예고된 ‘연임 제한 폐지’ 개정안 통과

이정호 기자 2024. 5. 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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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1차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참석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4.5.31 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임원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켜 ‘장기 집권’ 가능성이 열리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체육회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임원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고 체육단체 임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 초 3선 도전이 유력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나 4선 도전 가능성이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의 이슈와 연결된 임원의 연임 제한 폐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임원은 4년 임기를 보낸 뒤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 3선도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체육회와 지방체육회, 종목단체 임원의 연임이 제한 없이 가능해진다.

체육회는 종목 단체나 지방 체육회에서 임원을 맡을 만한 인물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번 개정을 추진했는데, 단체장들의 조직 사유화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특별한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적지 않다.

제31차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린 31일 오전 체육시민연대와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관계자들이 이사회 개최 장소의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영구집권 시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2024.5.31 연합뉴스



정관 개정안이 대의원총회까지 통과하면 체육회는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규정 개정을 요청하게 된다. 이기흥 회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8월 대의원총회, 10월 전국체육대회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선 전국체육대회 도핑 방지 규정 위반에 따른 보디빌딩 종목의 일반부 폐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를 위한 대한크라쉬연맹의 한시적 준회원 가입, 파리 올림픽 선수단 파견 계획 등 현안도 이사회에서 논의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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