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아랍계 여성, 거침없이 한국말로…한남동 UAE 대사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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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발급 지원을 위해 UAE(아랍에미리트) MOFA(외교부) 팀원 중 한 명을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UAE대사관에서 '여권을 분실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히잡을 쓴 아랍계 여성이 유창한 한국말로 이같이 답했다.
UAE대사관이 이번에 공개한 AI에는 한국어·아랍어·영어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한 LLM이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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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韓과 첨단기술 오랜 협력…자국민에 '24시간 365일' 영사서비스
"여권 발급 지원을 위해 UAE(아랍에미리트) MOFA(외교부) 팀원 중 한 명을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UAE대사관에서 '여권을 분실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히잡을 쓴 아랍계 여성이 유창한 한국말로 이같이 답했다. 여성이 위치한 곳은 바로 화면 속이었다. UAE에서 원격으로 연결된 '진짜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로 만들어진 '가상의 대사관 직원'이었다.
모하메드 알 만수리 UAE 외교부 영사서비스 부국장은 "UAE는 AI 분야 '세계 3대 강국'을 노리고 있고 국민들이 AI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가 개발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장착했다"고 했다.
LLM은 챗GPT(ChatGPT) 같은 대화형 AI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UAE대사관이 이번에 공개한 AI에는 한국어·아랍어·영어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한 LLM이 장착됐다. 실제로 가상의 AI는 민원인이 3개 국어로 복잡한 질문을 던져도 자유자재로 답변이 가능했다.
앞서 UAE 외교부는 지난 28일 주한UAE대사관을 AI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대사관'으로 보수해 문을 열었다. 오픈 시기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맞췄다고 한다. 전 세계 UAE 재외공관 중 스마트 대사관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스마트 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UAE 국민들은 문서 증명, 반환 서류 발급, 여권 재발급, 응급상황 시 필요한 영사조력 등의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무인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다. 직원이 없는 경우에도 AI, 홀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문의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대사관에 설치된 스마트 잠금장치를 통해 문서 보관, 여권 수령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전 세계 대사관과의 네트워크로 UAE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문서 열람과 수령도 가능해졌다.
모하메드 부국장은 "스마트 대사관을 활용하면 기존에 하루 이상 걸리는 영사서비스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며 "한국에 전 세계 처음으로 스마트 대사관을 마련한 배경은 IT(정보기술) 강국인 한국과 UAE가 오랜 협력을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과 UAE는 최첨단 과학기술, 산업 분야에서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UAE는 2009년 12월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자국에 한국형 원전 'APR 1400' 4기를 들였다. 석유 부국인 UAE는 당시 원전에 '신의 축복'(바라카)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원자력 도입에 열성이었다.
이보다 먼저 2006년부터 UAE는 한국에 인공위성과 로켓 등 우주 분야 인재를 유학 보냈다. 한국에서 배운 우주기술을 바탕으로 UAE는 우리나라도 아직 하지 못한 화성 탐사를 전 세계 5번째로 성공하기도 했다. UAE 첨단과학기술부에서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주요 인사들이 카이스트(KAIST) 석사 출신이기도 하다.
한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지난 28일부터 1박2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모하메드 대통령이 탑승한 UAE 대통령기가 서울공항에 도착하기 전부터 우리 공군 전투기 4대가 호위하며 특급 예우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협력과 투자확대는 물론 원전, 방위산업, 건설, 에너지 등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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