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민희진 “내가 배신? 뉴진스로 2년 만에 큰 성과… 대의 생각해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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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탈취 의혹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자신의 경영 성과를 강조하며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법원이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배신적 행위'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영자가 배신했는가는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고도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이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이른바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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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씩 펀치 주고 받아… 이제 타협 할 때”
“인센티브는 수임료로, 돈 벌어 보은하겠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자신의 경영 성과를 강조하며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법원이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배신적 행위’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영자가 배신했는가는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고도 했다.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label·소속사)로 걸그룹 ‘뉴진스’를 아티스트로 두고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이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이른바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신적 행위라는 표현은 그 뒤의 판결을 하기 위해 상대의 주장을 배척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며 “타 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낼 성과를 나는 2년 만에 냈다.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 이는 감정적인 용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는 한 사람만의 회사가 아니다”며 “어도어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법원에서도 어도어에 배임이 아니라고 했다. 이제는 감정적인 부분 내려놓고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 건지 생각해서 모두가 다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어도어는 뉴진스 인기에 힘입어 설립 2년 만에 2023년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로 보면 하이브 전체 레이블 가운데 빅히트뮤직(5523억원), 플레디스(3272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법원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민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던 그는 이날은 웃음기 띤 밝은 얼굴로 등장했다. 그는 노란색 재킷 차림에 머리를 뒤로 묶은 차림이었다.
민 대표는 “(첫 기자회견 이후) 한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인생에서 다시 없었으면 좋겠는 힘든 일이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에 홀가분하다.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직위나 돈 욕심은 분쟁의 요인이 아니었다”면서 “해임 요건이 없는데도 뉴진스와 이루고 싶은 비전이 꺾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고통스럽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주주들에게 큰 피해다”라고 강조했다.
◇ 대표 유지한 민희진, 해임 가능성은 열려 있어
이번 결정으로 민 대표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임됐으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민희진 대표 1인과 하이브 측 이사 3명이다. 다만 민 대표 측근 인사 2명은 어도어 부대표 등을 이어간다.
민 대표 측은 이사회를 하이브가 장악한 만큼 해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우려했다.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변호사는 “법원 가처분 결정 취지가 대표이사 해임 사유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존중한다면 하이브 측 이사들이 관련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겠지만, 법적으로는 강제할 수 없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한 대씩 펀치를 주고받았으니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성적으로 일하다 보면 타협점이 찾아지지 않을까 싶다. (뉴진스 관련) 빨리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갈등을 질질 끌어서) 결단이 늦어지면 그것도 배임 모의다. 비관적인 사람이지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상대(하이브)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좋게 진행될 수도, 싸울 수도 있다”면서 “인센티브 20억원(2023년 성과)은 변호사 수임료로 다 썼다. 다행히 판결이라는 분기점이 있었던 만큼 대결은 무의미하다. 하이브도 쓸데없는 돈 쓰지 말고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 “우호 여론에 보은하고 싶어” 100억 언급하며 눈물도
이날 오후 2시 30분 시작한 기자회견은 민 대표 측이 질문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나서며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가량 지난 4시 15분쯤 끝났다.
그는 “저를 모르시는데도 생면부지의 사람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 많은 분께 너무 고마웠고, 큰 힘이 됐다”면서 “마음 속으로 다짐한 게 있다. 일이 잘 풀리고 정리가 잘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분들께 보은할 생각”이라면서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지금은 현금이 없지만, 돈을 잘 벌면 100억원 이상은 쓰고 싶다고 마음먹었다”고 구체적 액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특히 응원해 준 버니즈(뉴진스 팬덤)에게 맛있는 밥 한 끼 사고 싶다”면서 “이들 상대로 비즈니스 한다는 게 맘이 아플 때가 있다. 아무거나 집어도 꽝 없이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게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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