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사용제한 재고할 때”… 서방,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할까 [뉴스+]

윤준호 2024. 5. 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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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할지를 두고 서방이 연일 격론을 벌이고 있다.

dpa·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이 무기 사용에 일부 제한을 걸었고 이는 각국의 결정"이라면서도 "전쟁의 전개 과정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사용제한을 일부 재고할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기'였던 러시아 본토 타격은 우크라이나에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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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세 불리해지며 ‘러 타격’ 논의
‘확전 우려’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잖아
러 “궁극적으로 몹시 해가 될 것” 경고
서방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할지를 두고 서방이 연일 격론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본토 타격은 서방에게 ‘금기’로 여겨져 왔다.
드론 공격 이후 러시아 투압세의 한 정유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3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비공식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사용제한을 해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dpa·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이 무기 사용에 일부 제한을 걸었고 이는 각국의 결정”이라면서도 “전쟁의 전개 과정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사용제한을 일부 재고할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와 공식 행사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한 손이 묶여 방어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연일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 이후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뿐 아니라 영국·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공식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그런 위험에 대한 재평가에 착수했다”며 전향적 태도를 내비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금기’였던 러시아 본토 타격은 우크라이나에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그러나 확전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헝가리의 씨야트로 페테르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반격할 것이고 탄약이 충분하기 때문에 미친 생각”이라며 “이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인터뷰에서 본토공격보다 방공망을 강화하는 게 낫다며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되는 것을 막고 우크라이나의 민간인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 건물. 나토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는 서방의 논의에 연일 경고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긴장을 고조시키는 길을 택한 나라들의 이익에 궁극적으로 몹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빈 주재 유럽안보협력기구 대사는 “레드 라인(넘어선 안 되는 한계선)을 넘지 말라”며 서방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경우에도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의는 내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 태세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31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한편 체코 정부는 유럽 역외에서 구매한 탄약 5만∼10만발을 내달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마시 코페치니 우크라이나 재건특사는 앞으로 2년간 매달 20만발의 탄약이 필요하고 연간 70억∼100억유로(10조4000억∼14조9000억원)가 든다며 각국에 추가 기부를 촉구했다. 체코 정부는 올해 2월부터 각국 자금을 모아 유럽 역외에서 탄약을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이른바 ‘체코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다. 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중심으로 15개국이 참여해 지금까지 약 17억유로(2조5000억원)를 모금했다고 체코 정부는 전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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