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1차 회견 때와는 180도 달랐다…단정한 차림 속 '거친 말' 없어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 및 임시주주총회 뒤 연 2차 기자회견에서, 1차 회견과는 180도 다른 차림과 분위기를 선보였다. 울먹이며 회견을 시작한 민 대표는 말미에도 고마운 이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민 대표는 3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예상 시간이었던 50분보다 많은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민 대표는 이날 노란 카디건에 단정하게 묶은 헤어스타일로 등장했다. 이날 민 대표는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민 대표는 지난 4월 25일 열린 1차 기자회견에는 모자에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나와, 하이브 임원들을 향해 욕설하는 등 거침없는 말들로 화제를 모았다.
민 대표는 1차 회견에서 카메라 플래시에도 예민해 했지만, 이날 2차 회견에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취재진의 요청을 최대한 들어주려 하기도 했다.
이날 민 대표는 "이번에는 다행히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그래도 좀 가벼운 마음"이라며 "복잡한 상황이고, 냉정한 상황에서도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도 너무 고마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민 대표는 여전히 해임의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해하면서도 하이브와 뉴진스를 위해 합의점을 찾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 이미 나는 멤버들과 청사진을 그려놓은 게 있다, 지금 내가 해임될 요건이 없는데 그 비전이 꺾인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내가 계획했던 것들을 성실하게 문제없이 이행했으면 하는 것"이라며 "하이브와 타협점이 잘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솔직히 싸우면서도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왜냐하면 제가 개인 이득을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근데 저는 개인 이득에 관심이 없다, 뉴진스와 함께하기로 한 일련의 플랜을 쭉 가져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아울러 "제가 안 하게 돼서 조직개편이 되고 뉴진스가 쉬게 되고는 아무한테도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정말 지긋지긋하게 싸웠고, 이제는 다른 챕터로 넘어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마지막 부분에 감사한 이들을 재차 언급하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가 열렸고,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들인 신 모 부대표 및 김 모 이사 등 2인에 대한 해임안과 신규 사내이사 3인 선임안이 통과됐다. 신 부대표와 김 이사는 민희진 대표의 측근들로 알려졌으며, 새 사내이사로 선임된 3인은 하이브의 임원들인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다.
하이브는 지난 30일 밝힌 대로, 이번 임시주총에선 민 대표의 해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당초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계획이었으나,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가 민희진 대표가 최근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민 대표는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7.8%, 민 대표의 측근들이 2.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어도어 대주주인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하이브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도어 이사회를 하이브 측 인사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어도어의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hmh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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