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호암상 시상식 3년 연속 찾아… “선대 ‘사업보국’ 철학 계승 의지”

최지희 기자 2024. 5. 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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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상자 6명 중 여성 4명 ‘역대 최다’
상금 3억원… 올해까지 176명 수상
이재용, 3년째 10억원 개인 기부 이어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아 직접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3년 연속 호암식 시상식을 찾고 있는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90년 제정한 상이다.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이 시상 대상이다. 올해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은 이날 오후 호암재단 주최로 수상자 가족 등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행사 10분 전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와병 전까지 호암상 시상식에 모두 참석했으나, 2017년부터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6년 만인 2022년 시상식을 찾은 뒤 3년 연속 참석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대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복합 위기 상황에도 수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도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이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킴벌리 브릭먼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고 남세우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대리 수상·배우자), 공학상 이수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수녀./호암재단 제공

올해에는 수상자 6명 중 여성이 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올해 수상자는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고 남세우(54)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소설가 한강(예술상), 제라딘 라이언(76) 수녀(사회봉사상)다. 수상자들은 상금 3억원과 상장, 메달을 받았다. 시상식에 이어 열리는 만찬에는 작년 삼성호암상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축하공연 등이 열린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수상자는 여성 수상자가 역대 최고인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러,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UC버클리 교수는 축사에서 “수상자들은 지식과 정서적 통찰력, 사회 복지 분야에서 인류에게 중대한 기여를 해왔다”며 “수상자들의 빛나는 업적을 기리며 한국인의 정신과 창의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수상자인 다윈 교수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임을 부모님은 늘 말해줬다”며 “미국내 생명과학 분야에서 한국인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데, 호암상은 꿈을 쫓는 전 세계 한국 과학자들에게 격려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학상을 받은 이 교수는 “호암상 수상과 인공지능(AI) 연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영감을 받아 공학자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 의학, 사회 및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학상을 받은 박 교수는 “대학원생, 박사후 연구원, 동료 교수 등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 것은 큰 축복”이라며 “암과 여러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해 한국 학생들이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는 “올해는 내가 첫 소설을 발표한지 삼십 년이 된 해”라며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 때로 신비하게 느껴진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봉사상을 받은 라이언 수녀는 “장애인들이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동등하게 일할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과 가족, 후원자, 봉사자들과 함께 노력해 왔다”며 “장애인의 삶을 중요하게 만드는 데에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은 지난 30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삼성서울병원 등의 임직원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강을 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가 삼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오는 8월 초 방학을 맞은 전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지식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신임 DS(반도체)부문장인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임 DS부문장 경계현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해외 출장 중인 경영진을 제외한 삼성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 전 부회장은 취임 후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가지를 두루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인수합병(M&A) 등 올해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 잘 하겠다”고 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언팩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 “잘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호암재단은 올해까지 학술, 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176명을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해 총 343억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이 회장은 호암재단에 2021년 4억원을 개인 자격으로 기부한 데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억원을 기부하는 등 3년째 개인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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