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누명 벗어 홀가분… 다시 한번 판 바뀌어야” [뉴스+]

이강은 2024. 5. 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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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손 들어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반색…하이브 측에 “실익 없는 싸움 중단하고 타협하자” 제안
“직위, 돈보다 뉴진스 멤버들과 이루고 싶은 비전이 중요…돈과 바꿀 수도 있어”
“누굴,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비방 신물, 대의 위해 건설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데 대해 “개인적으로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홀가분하다”며 하이브 측에 더 이상 실익 없는 싸움을 중단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있다. 뉴시스
민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25일 첫 기자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민 대표는 “죄의 여부를 떠나 내가 죄인이라고 하니 바로 잡으려고 가처분 신청을 했던 거고, 법원에서 인용돼 개인적으론 큰 짐을 내려놨다고 생각한다”며 “저에 대해 자꾸 오해하거나 일부러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분쟁 요인이 직위와 돈에 대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누명이 벗겨진 만큼 뉴진스란 팀으로 멤버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비전과 소망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도 있다”며 “누구한텐 돈이 중요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 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해임될 이유가 없는데도 하이브 측이 해임하려고 하면서 그 비전이 꺾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울러 자신과 뉴진스 멤버들이 계획한 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하이브와 타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그는 내년에 예정된 뉴진스 월드투어 일정 등을 언급하면서 “K팝의 새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으로 좌절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이브도 제 (기자회견) 얘길 들을 텐데, 어떤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분쟁이 누구를 위한 싸움이고 뭘 얻기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어요. 주식회사는 한 사람만의 회사가 아니고, 주주들의 이익과 사업적 비전을 위해 다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비방하는 게 지겹고 신물나는데 대의적으로 어떤 게 실익인지 모두 좋은 방향으로, 법원도 배임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만큼 건설적으로 논의해 나갔으면 합니다.”

민 대표는 “다시 한번 판이 바뀌어야 한다. (하이브 측도) 모두를 위해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재고해야 한다”며 “감정적인 것 내려두고 모두 이익을 위해 다시 생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법원이 ‘(민 대표가) 배신적 행위는 했지만 배임은 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선 “판결문 잘 읽어보면 ‘배신’이란 말은 상대(하이브 측)가 주장하는 걸(배임을) 배척하는 표현으로 쓰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신은 쌍방 간 신의가 깨졌을 때 쓰는 감정적 표현이라 ‘배임’이란 법률적·경영적 판단과 인과관계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또 “회사는 친목집단이 아니고 경영자는 숫자(성과)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임기 내 수익을 얼마나 내고 회사에 어떤 이익을 안겼느냐가 배신자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탑 보이밴드가 5∼7년 만에 낸 수익을 나는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란 단어를 쓸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하이브 측의 민 대표 해임 시도가 법원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지만 민 대표의 지위는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 법률대리인은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라 민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도어 이사회에서 이사들 결의만 있으면 대표 해임이 가능하다”며 “새로 선임된 (하이브 측)이사들이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을 의결하지 못하도록 이사회의 권리를 강제할 수 없어서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어도어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하이브 측이 추천한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민 대표 측근으로 기존 어도어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의 해임안도 통과됐다. 이로써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전격 감사에 착수한 지 39일 만에 1대 3 구도로 하이브 측에 넘어가게 됐다. 하이브는 당초 이날 민 대표의 해임안까지 통과시킨 뒤 임시주총에 뒤따르는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제동으로 대표이사 교체는 무산됐다. 민 대표의 이날 제안처럼 양 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고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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