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저번 기자회견서 막말, 분노가 많아서…평소엔 멀쩡"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자신은 배신자가 아니라며 자신의 경영 철학을 짚었다. 그 과정에서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을 언급했다.
민 대표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번 기자회견에서 막말을 많이 했는데 분노가 많아서 그랬다"라며 "평소에는 그러지 않는다. 멀쩡할 때는 멀쩡하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30일 '민희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해임안건'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 해임사유나 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인용 결정했다.
그러나 하이브 측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하여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명시한 만큼,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다. 실제로 민 대표가 어도어 전 부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경영권 탈취 정황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숙미 변호사는 "3주간 재판이었다. 치열하게 다퉜다. 카카오톡 내용이 재판부에 제공되고, 치열한 공방을 했다. 사실 하이브에서 감사권이라는 것을 행사해서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됐다. 모회사가 자회사에게 그런 자료를 요구하려면, 자료가 한정돼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희 주장이다. 배임 사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법원을 통해 확인됐다. 그렇게 유출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위법하게 추출된 것이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사용하지 않도록 당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수균 변호사 역시 "당시 대표님이 괴로우시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그런 카카오톡 내용을 보고 법원이 인정한 것도 아니고 '모색한 것으로 본다'고 한 것이다. 손해를 끼친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라고 거들었다.
민 대표는 "이 싸움이 말장난 싸움이 되는 것이 싫었다.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을 배척하는 내용으로 쓴 것이다. 배신이라는 것은 신의가 깨졌다는 것인데 신의는 한 사람만으로 깨질 수 없다. 쌍방으로 깨져야 한다. 그리고 감정적인 표현이다.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인 경영적 판단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제가 생각했을 때 웃는 낯으로 상사의 비위를 잘 맞추지만, 실적을 못 내면 주식회사에서 배신자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영인이면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고 본다. 이 기간에 어느정도 수익을 냈고, 그걸로 배신자인지 아닌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톱보이밴드 수익을 많이 낸다고 하는데, 톱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낸 성과를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냈다. 그걸 배신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된다. 그런 감정적인 단어는 의리 집단에서나 쓰이지, 주식회사에서 쓰여야 할 단어인지 모르겠다. 경영인으로 보여야 할 자세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어느 때는 감정의 잣대로 보고, 어느 때는 이성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다 말장난이라고 본다. 본질을 봐야 한다고 한다. 제 경영 철학을 말씀드려야 이런 내용이 이해되실 것 같아 첨언하고 싶다"고 했다.
또 "저번 기자회견에는 굉장히 분노했어서 막말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그러겠느냐. 멀쩡하게 있을 때는 멀쩡한 사람들이다. 제가 얘기하면서 착각하신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경영과 투자 개념은 다르다. 저는 제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것은 투자와 M&A 관심 없고, 부대표 얘기들은 것도 문외한이라는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영에는 소질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민 대표는 "경영은 별 것이지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프로듀싱과 경영을 분리해서 전문경영가가 해야 한다고 본다. 전문이라는 것은 그 영역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는지, 그 업을 얼마나 소화를 잘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엔터 사업이라는 특징이 어렵고 희한한 게 사람을 가지고 하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 변수가 많다. 미친 사업이라 보는데, 사람의 마음이 극대화됐을 때 '똥을 싸도 사준다'는 것이다. 그만큼 성장이 가파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것이다. 열애설이나 감정적 동요가 있으면, 엔터 사업은 주가가 출렁인다. 그런 리스크를 감당하기 위해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프로듀서와 경영은 분리돼서는 안 된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뉴진스가 대학 축제를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 계획은 사실 오래 전에 세웠던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에서도 뉴진스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콘서트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니 찾아뵐려면 축제밖에 없더라. 대학생이 주는 열기가 우리 멤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무대를 많이 연습하는 공간도 필요했다. 코첼라, 롤라팔루자 같은 큰 무대와 비슷한 것이 대학 축제인 것 같더라. 그래서 축제를 많이 돌아야 한다고 결정을 하는데, 누군가는 우리 욕한다. 돈 버려고 행사 뛰게 하느냐는 오해를 한다. 그런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팬서비스하면서 신곡도 홍보하고 멤버들 실력도 올리는데, 진심까지 보이려면 기부할 수 밖에 없겠더라. 기왕이면 부자들에게 큰 돈을 받고 싶지, 돈이 없는 사람한테 받은 푼돈으로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부를 결정한 부분인데, 경영인이 아니면 결정할 수 없는 판단이다. 이런 것들이 뉴진스 이미지나 앞으로 행보나 계획에 대한 청신호나 단초가 될 수 있다. 파급이 축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이어 "프로듀싱과 경영이 맞물려야 한다는 것은 최근의 일을 예시로 들어서 말씀드리는 것인데, 크리에이티브와 돈의 영역이 맞물렸을 때 효율이 어떻게 극대화되는지를 테스트 해보고 싶다. 2년 만에 성적을 낸 것은 테스트가 성공한 것이라 본다. 저희는 가속이 붙었고, 경영적 효율이 있었을 때 그게 궁금했다"라며 자신의 경영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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