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까지 새 원전 3기 추가 건설…SMR 1기도 2035년까지 투입

▲ 소형모듈원자로(SMR) 설비가 설치된 발전소 조감도

오는 2038년까지 최대 3기의 신규 원전이 새롭게 건설되고, 2035년부터는 발전설비 중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본격적으로 투입됩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향후 15년간(2024∼2038년) 전력 수급 전망과 발전원 확충 계획 등을 담은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오늘(31일) 발표했습니다.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간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입니다.

2015년 발표된 7차 전기본에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포함됐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현재 원전은 26기가 운영 중이며,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건설까지 완료되면 2038년에는 총 30기가 가동됩니다.

여기에 2038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발전설비 10.6GW 가운데 4.4GW를 새 원전 추가 건설로 충당하는 방안이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담겼습니다.

전기본 총괄위는 이와 관련해 최대 3기의 새 원전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1기당 1.4GW인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을 건설한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최대 3기를 건설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입니다.

대형 원전의 경우 부지 확보 등에 시간이 걸려 최종 준공까지 13년 11개월(167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올해부터 당장 신규 원전을 위한 부지 확보와 주민 설득 등에 나선다면 2037년 이후 신규 원전을 가동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만 신규 원전의 구체적인 숫자는 다소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브리핑에서 "현재 전문가들 판단으로 가장 경제적인 무탄소 전원인 대형 원전을 2037∼2038년에 넣을 것을 (전기본 총괄위가) 권고한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가능한 신규 원전이 3기까지라는 것이고, 부지를 몇 군데 확보하느냐에 따라 건설 기수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기본 실무안에는 사상 처음으로 SMR이 주요 발전설비에 반영됐습니다.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설비 2.2GW 중 3분의 1에 달하는 0.7GW를 SMR에서 얻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SMR은 전기 출력 0.3G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공장 제작과 현장 조립이 가능한 원전입니다.

분산형 전원,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꼽힙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등을 통해 원전 분야의 세계적인 트렌드로 급부상했고, 2030년을 전후로 글로벌 SMR 시장도 크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미 미국, 러시아 등 원전 설계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각자 SMR 모델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도 SMR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본 총괄위는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현재 개발 중인 SMR의 상용화 실증에 0.7GW 분량을 할당했습니다.

2034∼2035년에 걸쳐 모듈별로 건설을 마치고 운영을 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이 개발하는 SMR 노형은 1개 모듈당 0.17GW이며, 4개 모듈을 합한 SMR 1기의 용량이 약 0.7GW입니다.

신규 원전과 SMR 건설 계획 등을 담은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환경영향 평가와 공청회,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올해 최종 확정됩니다.

문제는 대형 원전 추가 건설과 SMR이 가동되기까지 만만치 않은 절차와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주민 수용성과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백지화된 경북 영덕 천지 1·2호기와 강원 삼척 대진 1·2호기 가운데 천지 원전이 우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대진 원전보다 천지 쪽의 사업 진척도와 주민 수용성이 높았다는 점에서입니다.

향후 국회 보고 과정에 '탈원전'을 지지하는 야당의 반발도 정부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21대 국회 막판 고준위특별법안 합의 처리에 난색을 보이는 동시에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계획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담긴 11차 전기본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면 원전 생태계에도 상당한 활기가 돌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정부는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계약 규모를 10년간 2조9천억 원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원전의 핵심 기기인 주기기 외에도 펌프, 배관, 케이블 등의 보조기기 계약에도 10년간 2조 원가량의 발주가 예상됩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