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운전’ 구본성, 아워홈 경영 재진입했지만…매각할 수도

유선희 기자 2024. 5.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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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1조3866억원의 기업 아워홈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남매의 난'에서 결국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쪽이 승리를 거뒀다.

아워홈은 구 회장 4남매가 지분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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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혐의 재판 받는 구본성 전 부회장
직접 대표이사 나설 수 없어 지분 매각 고민
임시주총서 구본성 장남 선임…구지은 퇴출
창업주인 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왼쪽)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 아워홈 제공

자산규모 1조3866억원의 기업 아워홈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남매의 난’에서 결국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쪽이 승리를 거뒀다. 구지은 부회장은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아워홈은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전 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구 전 부회장 쪽이 올린 구 전 이사 본인의 기타상무이사 선임 건과 황광일 전 상무(전 중국남경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부결됐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새달 3일까지인 임기가 끝나면 이사회를 떠나야 한다.

창업자인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4남매(1남3녀)는 그동안 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다. 아워홈은 구 회장 4남매가 지분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남매 사이의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권이 달라질 수 있는 탓에 이들은 계속해서 분쟁을 벌여왔다.

앞서 지난 2021년 ‘1차 남매의 난’ 때 구미현씨는 구명진씨와 함께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서면서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을 퇴출하는 데 힘을 보탠 바 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은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주주 배당금 문제 등으로 구지은 부회장과 대립해 오던 구미현씨가 이번에는 오빠 편에 서서 둘의 지분(57.84%)을 이용해 구지은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끌어내렸다.

구재모 전 이사가 신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아워홈은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 3명을 두도록 한 상법 규정을 충족하게 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구본성 전 부회장 쪽의 의도대로 회사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로 나설 수는 없는 까닭에 구미현씨나 다른 대리인이 대표이사를 맡아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지분을 합치면 60% 가까이 되는 까닭에 지분 전체가 사모펀드에 팔릴 경우, 회사 경영권이 바뀔 수 있다.

아워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뽑게 될 것인데, 앞서 구미현씨가 본인이 대표이사를 맡을 수도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차 남매의 난’ 당시 세 자매가 맺었던 ‘주주협약’에 대해 법원이 올해 초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 협약에는 합의를 깰 경우 최대 1200억에 달하는 위약벌 조항이 있다”며 “이 주주협약을 놓고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임시주총을 앞두고 아워홈 노조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며 “아워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총수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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