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구당 부활, 제왕적 당 대표 강화할 뿐”

안준현 기자 2024. 5. 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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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시절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지구당을 폐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권의 지구당 부활 움직임에 목소리를 냈다.

오세훈 시장은 3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오 시장은 “원외 정치인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형평성 문제를 알기 때문에 지난 며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그러나 여야가 함께 이룩했던 개혁이 어긋난 방향으로 퇴보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오세훈법은 돈먹는 하마라고 불렸던 당 구조를 원내정당 형태로 만들어 고비용 정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처럼 당대표가 없고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 가며 입법 이슈를 중심으로 정치가 흘러가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고 하며 “오세훈법 개정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에선 당대표 중심의 구조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보자. 당대표나 당 조직은 자기 당을 위한 선거 조직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그로 인해 정쟁이 유발되며 격화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다”며 “지구당 위원장에게 정치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고, 그들은 지역 이권에 개입했다”고 했다. 이어 “선거와 공천권을 매개로 지역 토호-지구당 위원장-당대표 사이에 형성되는 정치권의 검은 먹이 사슬을 끊어내고자 하는 것이 오세훈법 개혁의 요체였다”고 말했다.

제22대 국회 임기 시작일인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개원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오 시장은 “공천권이 당대표에게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한다”며 “미국 정치인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것이 얼마 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국민 100% 경선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라고도 했다.

오 시장은 “여야가 동시에 지구당 부활 이슈를 경쟁적으로 들고 나온 이유는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라며 “지구당은 당대표가 당 장악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국민들에게는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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