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혼 판결, SK그룹주에 약일까 독일까 [최만수의 스톡네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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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약 1조38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결과가 나오면서 SK그룹 지주사인 SK㈜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최 회장이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지분 29.4%를 갖고 있 SK실트론 보유 지분을 팔아 재산분할액을 지불하더라도 그 가치가 최대 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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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지분 매각, 담보대출로도 모자라
"SK(주) 일부 매각 불가피" 해석도
"대법원 선고까지 2~3년, 변수 많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약 1조38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결과가 나오면서 SK그룹 지주사인 SK㈜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보유 지분을 팔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해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주가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오후 3시 현재 SK㈜는 12.46% 오른 17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소폭 등락하던 SK㈜는 법원 판결 발표 이후 15.56% 급등했다가 9.26% 상승으로 마감한 바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항소심 선고 결과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까지 재산 분할 대상으로 봤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작년 4월 기준 SK㈜의 주식 1297만5472주를 가지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2조514억원어치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 금액을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주)엔 대형호재, SK스퀘어엔 악재"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 지분 매각 및 배당 유입 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이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지분 29.4%를 갖고 있 SK실트론 보유 지분을 팔아 재산분할액을 지불하더라도 그 가치가 최대 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SK㈜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미 주식을 담보로 꽤 많은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추가로 자금을 확보하기에는 이자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의 SK㈜ 담보 대출금은 약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송이 계속 시장에서 이슈화 된다면 SK㈜를 비롯한 최회장이 직접 보유한 주식은 대형 호재, SK텔레콤엔 약한 호재, SK스퀘어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먼저 SK텔레콤은 단기 주주이익환원 증대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SK㈜가 배당을 기대할 곳은 SK텔레콤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SK㈜의 SK텔레콤 현물 출자 및 SK텔레콤·스퀘어 스왑을 기대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주주이익환원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고 스왑 가정 시 SK텔레콤 주가가 좋아야 하므로 호재라는 해석이다.
최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더 커지면 SK㈜의 배당책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자 비용을 주식 배당금으로 충당하려는 유인이 생겨서다. SK㈜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현저한 저평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상승여력도 크다는 평가다. SK㈜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1배에 불과하다.
다만 일각에선 섣불리 주가 향방을 논할 시점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 회장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최종 판결에서 재산분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대법원 선고까지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너무나 많은 변수가 남아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아직 억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SK그룹은 이미 총 차입금만 100조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재정위기 상황에서 총수의 경영권까지 흔들리면 그룹의 투자와 사업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기 투자금이 몰릴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그룹전체에 악재가 될 것이란 해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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