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류독감 세번째 감염자 등장…호흡기 증상은 처음

올해 3월 25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젖소의 조류독감(H5N1) 감염이 처음 보고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젖소들 사이에서 확산 중인 고병원성 변종 조류독감(H5N1)에 감염된 세 번째 사례가 나와 과학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선 두 감염자와 달리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인 첫 번째 사례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고병원성 변종 조류독감(H5N1)의 세 번째 감염 사례인 미국 미시간주의 농장 노동자가 호흡기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감염됐던 두 사람은 젖소를 키우는 농장 노동자로 오염된 우유에 노출돼 호흡기 증상 없이 눈 감염 증세만 나타났다. 세 감염자 모두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로 치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건 당국은 이번 변종 조류독감의 인간 감염 위험성이 낮다고 설명한다. 인 니라브 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석 부국장은 뉴스 브리핑에서 "H5N1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능력이 없어 일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이 적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농장 근로자의 조류독감 추가 감염과 호흡기 증상에 우려를 표했다. 시마 락다왈라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 미생물학 및 면역학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서 적응하면 호흡기에서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얻어 사람 사이에서도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젤라 라스무센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백신 및 전염병기구 연구원은 이번 감염자가 호흡기 증상을 보인 점에 대해 "노출된 바이러스의 양과 노출 경로, 유전·의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감염되었는지,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더 잘 감염시키도록 진화했는지 등 세부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젖소와 밀접한 상황에서 일하는 농장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락다왈라 부국장은 "국가에서 비축한 백신을 수의사와 낙농장 근로자들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간 감염을 줄일 기회인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