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북, 내일 ‘오물 풍선’ 띄울 가능성…낙하물 주의”
6월1일 북풍 예고돼 재개할 수도
“풍선 뜨면 공지 예정…발견하면 신고”
“현재까지 모두 쓰레기…수거가 가장 안전”
군 당국은 북한이 기상 상황에 따라 조만간 다시 남측으로 풍선을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31일 밝혔다. 다만 북한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건 아니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는 6월 1일부터 북풍이 예고돼서 북한의 대남 풍선 부양이 예상된다”라며 “풍선이 부양되면 유관 기관과 협조해 대국민 안전조치를 최우선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대국민 안전문자의 발송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오물 풍선이 뜨면 낙하물에 조심, 유의하시길 바란다”라며 “오물 풍선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신고해달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풍선 부양 준비 활동을 포착한 건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8일 밤부터 남쪽으로 풍선 260여개를 날려 보냈다. 풍선에는 담배꽁초, 퇴비, 폐건전지, 폐천조각 등 각종 오물이 담겼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 옥상 등에도 풍선이 떨어졌다. 현재까지 화생방 오염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대남 풍선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풍선이 공중에 있을 때 유해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워 요격할 수는 없다”라며 “지금까지 내용물은 모두 쓰레기였고, 낙하했을 때 신속하게 회수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주 저질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에 똑같이 대응하기에는 수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의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의연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필요한 조치는 검토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서북도서 일대 쪽으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인한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라며 “다만 민간 상용 GPS는 약간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9일 풍선을 대거 날려 보낸 뒤 담화를 내고 “삐라 살포는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한국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서 이를 당장 제지시키는 데는 한계점이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튿날 입장문을 내고 “허울뿐인 표현의 자유를 우리와 같은 선상에서 논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라며 “북한은 당국의 감시 하에 주민의 의사 표현이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다”고 맞받았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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