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자체가 리그 평균 이하, "고우석 애초 SD 캠프에서 매력 잃어" 美 매체...MIA 방출대기

노재형 2024. 5. 31. 12: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트레이닝 시절부터 직구 구속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사실상 좌절될 처지에 놓였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에서 빅리그 콜업을 기다리고 있던 고우석이 충격의 방출대기조치(DFA·designated for assignment)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제외됐다.

마이애미 구단은 31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우완 숀 앤더슨을 오늘 현금을 주고 영입한 뒤 트리플A 잭슨빌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우완 고우석을 방출대기 조치했다"고 밝혔다.

방출대기조치는 팀에 필요없는 선수를 내보내기 위한 절차상의 조치다. 이는 트레이드→웨이버 공시(waiver)→마이너 잔류 혹은 방출(release)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릴 생각이 없어 내보내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그 첫 조치로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텍사스에서 방출된 앤더슨을 영입해 대신 채워 넣은 것이다.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트레이드돼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으로 이관된 지 26일 만에 '함량 미달'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고우석은 잭슨빌 소속으로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했다. 9이닝을 던져 9안타와 2볼넷, 1사구를 허용하고 삼진 3개를 잡아내며 3실점했다. WHIP는 1.22, 피안타율은 0.273.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세를 보여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짝 일었지만, 마이애미 구단의 판단은 달랐다.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 시절의 고우석. 사진=MiLB.TV 캡처

애초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서 쓸 계획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연평균 몸값이 1000만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내보내기 위해 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고우석도 함께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을 던져 2패, 1홀드, 1세이브,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일찌감치 '빅리그용은 아니다'라는 판정을 내린 상태. 게다가 고우석은 보장 몸값이 2년간 450만달러다. 올해 175만달러, 내년 225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6년 연봉 300만달러의 상호옵션이 포기될 경우 5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는다. 마이애미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직구 구속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우석은 KBO 시절의 불같은 강속구를 좀처럼 뿌리지 못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이날 '스카우팅리프트에 따르면 고우석은 KBO에서 최고 98마일의 직구를 뿌렸지만, 샌디에이고 스프링트레이닝에서는 92~94마일, 최고 95마일에도 미치지 못한 직구 스피드를 나타냈다'며 '샌디에이고는 당초 고우석을 경기 후반 불펜 후보로 기대했지만, 대신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고 이후 트레이드로 내보냈는데 이는 고우석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KBO 시절 직구 최고 평균 구속은 2022년의 153.5㎞다. 포스팅되기 직전인 2023년에는 152.5㎞를 나타냈다. 마일법으로 환산하면 94.8마일에 해당한다. 최고 155㎞ 이상, 즉 97마일 이상의 직구도 곧잘 뿌렸다.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며 통산 탈삼진율 25.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는 고우석의 직구 구속과 탈삼진 능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고우석의 구속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고우석이 잭슨빌 7경기에서 던진 직구 76개의 평균 구속은 93.3마일이다. 최고 구속도 95.7마일에 그쳤다. 95마일 직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MLBTR의 지적대로 92~94마일대 직구가 대부분이었던 셈.

30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불펜투수들의 포심 직구 평균 구속은 94.6마일이다. 이에 비해 고우석은 1.3마일이 느리다. 웬만한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는 90마일대 후반, 100마일이 넘는 직구를 뿌린다. 강속구에 단련된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율이 높을 리 없었다. 잭슨빌에서 36명의 타자를 상대해 탈삼진은 고작 3개 뿐이었다.

마이애미는 앞으로 5일 동안 고우석을 놓고 트레이드 제안을 받을텐데 성사되지 않으면 웨이버 공시를 하게 된다. 이후 48시간 동안 응답하는 구단이 없으면 고우석은 트리플A 잔류를 받아들이거나 방출을 요구할 수 있다. 방출이란 FA 신분을 말한다. 이 경우 남은 연봉을 받을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