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라파를 지켜보고 있다”…온라인 뒤덮은 시민들의 경고
이스라엘 만행에 대한 시민 분노가 계기
“모두가 라파를 지켜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이런 문구가 적힌 인공지능(AI) 이미지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굴하지 않고 라파 공격을 이어가자 시민들이 직접 나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30일(현지시간) BBC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난민촌 풍경에 ‘라파를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AI 이미지가 인스타그램에서 47000만번 이상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AI가 만든 이 사진은 텐트가 끝없이 늘어선 라파 난민촌을 위에서 바라본 장면을 담았다. 텐트가 빼곡한 사막 한가운데는 흰색 텐트가 ‘ALL EYES ON RAFAH’라는 문구를 그리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의 한 예술가가 인스타그램에 처음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에 쓰인 문구는 지난 2월 가자지구 상황을 전하던 세계보건기구(WHO)의 팔레스타인 구호책임자가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며 “모두가 라파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 말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학가에 확산한 반전 시위에서 학생들이 들어 올린 현수막에도 쓰였다.
이 문구가 AI 사진과 함께 SNS에 퍼진 것은 지난 며칠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계기는 이스라엘의 최근 만행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였다.
웨스트민스터대학 미디어 연구자 아나스타샤 카바다는 문구와 사진의 단순함, 공유의 간편함, 유명인의 참여 등이 이미지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핵심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시점에 이미지가 등장했다는 정치적 맥락”이라고 BBC에 말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을 멈추라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명령에도 자신들이 ‘안전지대’로 지정했던 난민촌을 공격해 4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일각에선 AI 이미지가 전쟁의 참상을 왜곡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자지라는 “지금 라파는 전혀 이런 모습이 아니다”라며 “하늘에선 이스라엘이 떨어뜨린 포탄 때문에 연기가 치솟고, 사진처럼 텐트가 질서정연하게 설치돼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이에 또 다른 SNS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흰 천으로 덮은 시체가 길거리에 놓여 있는 실제 라파의 모습에 같은 문구를 넣은 사진도 확산하고 있다. 이 사진은 18만회 이상 리트윗됐다.
이에 AI 사진을 처음 게시한 예술가는 “사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라파 문제를 퍼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폭력적인 상황이 담긴 이미지를 검열하는 일이 잦은 SNS의 특성상 AI 이미지가 메시지를 더 빨리 확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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