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

전직 대통령 첫 형사재판 유죄
판사 선고는 全大 직전 7월11일

한숨짓는 트럼프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34개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떠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형사재판 배심원단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결 이후 법원 앞에서 “나는 무죄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불복 의사를 밝혔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을 방법은 투표뿐이라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오후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34개 범죄 혐의 모두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은 심리 착수 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유죄 평결이 내려짐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량은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의 선고로 결정된다.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전당대회(7월 15∼18일) 직전인 7월 11일을 선고 기일로 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관찰 내지 최대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과가 없고 77세 고령인 점 등을 감안해 1심 유죄판결에도 구속되거나 구금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결 이후 법원 앞에서 “나는 무죄이고 이것(유죄평결)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조작된 재판”이라며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