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성없는 전쟁 하이브리드戰 본격화”…사흘 연속 GPS 전파 교란 공격 감행

정충신 기자 2024. 5. 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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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다고 군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27일 새 엔진 탑재한 군사정찰위성 2호 발사 실패 후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28∼29일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오물 풍선 260여개를 테러를 감행했고, 29일부터 사흘째 서해 NLL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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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전 러시아에서 나온 용어…군사적 비군사적 수단 병행
GPS 전파교란 공격으로 여객선·어선 내비게이션 오작동 반복
북, ‘南겨냥’ 방사포 시위사격…김정은 “핵무력 더 철저히 준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지난 30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위력시위사격’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다고 군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서북도서 일대에 대한 GPS 교란 신호가 탐지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인한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단 민간에는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전날 북한의 GPS 공격으로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의 내비게이션이 한때 오작동을 반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은 지난 27일 새 엔진 탑재한 군사정찰위성 2호 발사 실패 후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28∼29일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오물 풍선 260여개를 테러를 감행했고, 29일부터 사흘째 서해 NLL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다. 또 30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 평양 순안지역에서 600㎜ 초대형 방사포(KN-25) 28기를 동원해 1발씩 동해로 발사하며 남측을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시작된 이른바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이 병행된 새로운 형태의 ‘총성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hybrid)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는 2013년 연설에서 21세기 비선형 전쟁의 특징을 "전쟁 상태와 평화 상태 사이의 모호성"으로 규정지었으며 하이브리드 전쟁을 "선전포고 없이 이뤄지는 정치·경제·정보·기타 비군사적 조치를 현지 주민의 잠재력과 결합시킨 비대칭적 군사행동"으로 정의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다른 특이 도발 징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지난 30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위력시위사격’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적들이 공화국을 반대하는 군사력 사용을 기도할 때에는 언제든 자위권을 발동해 선제공격도 불사할 우리의 대응의지를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초대형방사포병구분대들의 위력시위사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직접 위력시위사격 조직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사가 김정은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북한은 무더기 방사포 발사가 ‘위력시위사격’이었다고 밝혀 대남 대응 성격의 무력시위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한국이 "우리 국가의 당당한 주권적 권리행사에 위험천만한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했는데, 이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우리 군이 전투기 약 20대를 동원해 공격편대군 비행훈련 및 타격훈련을 벌인 것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대형방사포는 한미 정보 당국이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사거리 400㎞의 SRBM으로, 사실상 한국만을 겨냥한 무기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주권을 침탈해 들려는 적들의 정치군사적 준동이 발악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정세 하에서 진행되는 오늘의 위력시위사격은 우리의 적수들로 하여금 우리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 하에서도 신속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사격은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의 구성 계통인 ‘통합화력지휘체계’를 가동해 진행됐다고 통신은 밝혔다. 화력 임무에 대한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밀암호지령문’이 전송된 뒤 김 위원장이 감시소에서 사격 명령을 내렸고, 포병들은 "사거리 365km의 섬목표를 명중타격하고 부과된 위력시위사격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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