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 넘겨진 유치원 교사… 항소심도 무죄

法 "아이들 진술 모두 달라… 1명만 신뢰할 순 없어"

춘천지법.(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유치원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 씨(53·여)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무죄)을 유지했다고 3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0년 6월 강원 원주의 한 유치원의 교실 옆 화장실에서 5세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 등 3명이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세면대 앞에 서 있게 하고 '여기서 나오지 마'라는 식으로 말하며 문을 닫는 등 약 10분 동안 화장실에 남겨 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해당 아동들에 대한 경찰의 영상녹화 조사 결과와 당시 교육실습생이던 대학교 유아교육과 학생의 증언 등을 근거로 A 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A 씨는 화장실에서 장난치던 아이들과 얘기하던 중 다른 아이가 자신을 찾아 약 10초간 대화한 뒤 다시 화장실로 갔다며 해당 아동들을 가둔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A 씨는 다른 5세 아동에게 '집중하지 않고 친구들과 장난을 많이 친다'는 이유로 소리 지르고 교실 뒤편에 홀로 서 있게 한 등의 정서적 학대 혐의도 받고 있으나, A 씨는 그 아동이 다른 아동을 괴롭히며 위험하게 행동해 큰소리로 멈추게 하고 타일렀던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이에 대해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화장실에 있던 아동들의 진술 내용이 모두 다르다며 '약 10분 동안 화장실에 남겨져 있었다'는 1명의 진술만 무조건 신뢰할 순 없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경찰은 A 씨의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가 인정되고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 씨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며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