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난제… 아프리카서 해법 찾는다

권승현 기자 2024. 5. 3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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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 백금·크롬 등 핵심광물 많아
풍부한 자원에 성장률도 상승세
韓, 대륙별 무역규모 꼴찌 수준
경제교류 통해‘상호 윈윈’모색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공급망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가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아프리카가 주요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은 아프리카와의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한 지 오래다. 반면, 한국의 대(對)아프리카 경제 교류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한국의 대륙별 무역 규모를 살펴본 결과, 대양주(호주·뉴질란드)를 제외하고 아프리카가 꼴찌였다.

◇공급망 다각화 열쇠, 아프리카=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 직결되는 핵심 광물을 다량 보유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약화와 함께 경제안보를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주요국의 일방주의적 산업·통상 정책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1일 코트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의 전 세계 매장량 중 아프리카는 백금 89%, 크롬 80%, 망간 61%, 코발트 52%, 원유 10%, 천연가스 8%를 보유하고 있다. 리튬, 코발트, 백금 등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및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광물이다. 지난해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모로코·마다가스카르, 리튬은 짐바브웨, 흑연은 마다가스카르·모잠비크·탄자니아, 니켈은 남아프리카공화국·마다가스카르·보츠와나·짐바브웨, 백금족은 남아공·짐바브웨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률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 거시경제 성과·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2021년 4.8%, 2022년 4.1%, 지난해 3.2%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3.8%, 내년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잠재 성장률을 국가별로 뜯어보면 니제르 11.2%, 세네갈 8.2%, 리비아 7.9%, 르완다 7.2%, 코트디부아르 6.8%, 에티오피아 6.7%, 베냉 6.4%, 지부티 6.2% 등으로 모두 6%를 웃돈다.

◇우리나라 대(對)아프리카 교역 규모는 미미=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륙별 무역 규모에서 아프리카(166억989만 달러)는 8개 대륙 중 7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륙인 대양주(60억5872만 달러)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이며, 우리나라 전체 무역 규모(1조2725억3048만 달러)의 1.3%에 불과하다. 한국무역협회 집계에서도 국가별 수출 규모는 적은 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수출을 많이 한 국가는 라이베리아(40억3400만 달러), 이집트(13억3500만 달러), 토고(13억100만 달러), 남아공(8억8400만 달러), 나이지리아(6억300만 달러) 순이다. 수입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남아공(34억8900만 달러), 알제리(31억5300만 달러), 나이지리아(10억2800만 달러), 콩고민주공화국(7억1700만 달러) 순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아프리카 투자 규모도 미미하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상호 투자 규모는 1988년 약 6300만 달러에서 점차 증가해 2019년 약 7억 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2010년부터 2022년까지는 평균 4억 달러 수준에 다시 내려앉았다. 주요 투자 대상국은 이집트(약 3200만 달러), 마다가스카르(약 2500만 달러), 모리셔스(약 700만 달러), 에티오피아(약 400만 달러) 순이다. 호주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 등은 최근 발표한 ‘2023 중국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서 “구리, 코발트, 리튬 등의 자원이 풍부한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나미비아, 짐바브웨, 말리를 중심으로 중국 투자가 급증했다”며 “중국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배터리 핵심인 리튬, 코발트, 니켈 같은 광물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간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광물 정·제련 설비 구축, 자원개발 다자 협의체 참여를 통해 광물 확보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동시에 아프리카도 단순 채광에서 벗어나 고부가 단계까지 광업 생태계를 확장함으로써 경제적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상호 ‘윈윈(win-win)’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양 지역 간 협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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