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재능 포기→전업 포수 시작, 이제 맞는 옷 찾았다…“다들 얼굴 밝아졌다고”
[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방황이 끝났다. 확실한 포지션이 생기자 타격 성적도 좋아졌다. 주변에서도 모두 얼굴이 밝아졌다고 한다. 키움 히어로즈 김건희(20)의 이야기다.
김건희는 지난 5월 19일 데뷔 첫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원주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건희는 투타 겸업에 도전하며 투수와 1루수로 뛰어왔다. 하지만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김건희는 고교 시절부터 해왔고 가장 자신 있는 포수로 다시 뛰게 됐다.
150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뿌렸던 김건희. 입단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포수로 포지션을 정하게 됐다. 원했던 포수로 뛰게 되면서 야구 인생에도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아직 포수로써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홍원기 감독은 포수 마스크를 쓴 김건희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홍원기 감독은 “칭찬을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농담을 하면서도 “김건희가 너무 잘 적응하고 있다. 공수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 블로킹도 잘 하더라. 또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조금 더 적응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아주 순조롭게 포수로 변신 중이다”며 김건희의 활약에 흡족해 했다.
키움도 김건희의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재능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기 때문. 타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 혹은 코너 외야수로 기용할 계획이었지만 김건희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키움은 선수의 미래와 팀 사정을 고려해 김건희에게 다시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홍원기 감독은 “김건희 스스로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구속이 빠르지만 제구가 잘 안 잡혔다. 투수의 성장 가능성은 높았지만, 자신감만 가지고 프로에서 생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투수와 타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힘들어했다. 일단 포수를 맡고 난 이후부터 김건희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다”며 김건희의 달라진 표정 변화에 주목했다.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김건희는 “주변에서도 모두 내 표정이 밝아졌다더라. 나도 처음에는 포수로 나갔을 때 너무 긴장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즐겁다. 내가 원래 했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코너 내야수를 했을 때는 내가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구분 짓지 못했다. 포수는 잘 구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객관화가 가능하다. 포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좋다”며 웃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건희의 포지션은 다소 모호했다. 투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캠프 명단에는 내야수로 구분되어 있었다. 사실상 정확한 포지션이 없었던 것이다. 김건희는 “당시에는 혼란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보자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투수와 타자 둘 다 했었다. 결국 포수를 하게 됐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야 맞는 옷을 입어서일까. 김건희는 타격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6경기 출장에 불과하지만 타율 0.417(12타수 5안타)를 기록 중이다. 표본은 적지만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홍원기 감독은 “김건희가 굉장히 자신 있는 스윙을 한다. 포수 전환 결정을 아주 잘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김건희의 성적은 9경기 타율 0.182(11타수 2안타)였다.
김건희는 “다들 ‘네가 포수를 해서 잘 치는 거다’라고 한다. 영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1루수나 외야수를 할 때만 하더라도 방망이를 잘 쳐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포수를 할 때는 그런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코치님들도 ‘너는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이다. 타격은 편하게 해라’라고 하신다. 그랬더니 더 좋은 스윙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밝아진 표정에 대해서는 “나는 투수를 할 때도 밝게 지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나보더라. 티를 안 내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김건희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포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는 키움을 대표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언제나 믿고 기용할 수 있는 포수가 되겠다. 키움 포수하면 김건희라는 이름 석자가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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