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이탈·N수생 ‘메디컬고시’ 대거 유입

인지현 기자 2024. 5. 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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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동결된 의대 정원과 높은 합격선으로 입시 피라미드 정점을 지켜왔던 전국 의대의 모집 규모가 내년 대폭 커지면서 대학 입시에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증원 규모가 크고 지역인재 입학 가능성이 높아진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일부 하락하는 한편, 의대 진학을 노리는 N수생의 '메디컬 고시' 유입도 6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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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대학입시 불확실성 심화
의대 지역인재 비율 60%로 확대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 낮아질듯
무전공 늘며 정원 축소된 학과도
사교육계 주말부터‘입시설명회’
‘의대입시’ 분주한 학원가 내년도 의대 정원이 4610명으로 최종 확정된 가운데 31일 서울의 한 의대 전문 입시학원으로 한 수강생이 들어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27년간 동결된 의대 정원과 높은 합격선으로 입시 피라미드 정점을 지켜왔던 전국 의대의 모집 규모가 내년 대폭 커지면서 대학 입시에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증원 규모가 크고 지역인재 입학 가능성이 높아진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일부 하락하는 한편, 의대 진학을 노리는 N수생의 ‘메디컬 고시’ 유입도 6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전공(자율전공) 선발 규모까지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대입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번 주말부터 줄줄이 열리는 사교육업체 입시설명회로 몰리고 있다.

31일 종로학원은 내년도 전국 의대 최저선의 합격 점수가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기준 94.33점으로 올해 대비 0.97점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의대 증원이 비수도권 대학에 집중된 만큼 이들 대학의 내신·수능 합격선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지역 내 고등학교를 나와야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이 60% 수준으로 늘어나 내신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라는 입시업체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신 등을 보는 수시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는데 수험생들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정시 선발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나 정시 선발 폭이 커지거나 정시 합격선이 달라질 수 있다.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 하락이 전망되면서 이를 노린 상위권 공대 반수 등 N수생의 유입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는 6월 4일 실시되는 모의평가의 경우 졸업생 및 검정고시생 응시자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모의평가 지원자(47만4133명) 중 졸업생 등은 8만8698명(18.7%)으로, 2011학년도(19.0%) 이후 최고치였다.

무전공 선발 확대는 또 다른 대형 변수다. 73개 대학의 내년도 무전공 선발 비율은 28.6%(3만7935명)다. 갑자기 큰 폭 늘어난 무전공에 대한 학생 선호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데다가, 무전공 선발이 늘면서 일부 학과는 정원이 큰 폭으로 줄어 합격선이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무전공 선발로 인해 모집단위가 달라지면서 합격선에 상승과 하락의 양면적 요소가 존재해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입시 환경에 대해 수험생·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사교육계는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의대 입시설명회 및 의대 반수반 수강생 모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투스는 다음 달 2일, 종로학원은 6일 의대 증원 확정에 따른 입시 분석 설명회를 개최한다. 입시 열기 과열로 일부 학원에서는 대학별 상세 모집요강이 홈페이지에 게시되기 전부터 “충청권 의대가 수능 최저등급 없이 신입생 100명을 뽑는다”는 허위 정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허위 정보로 수험생 피해가 커지는 걸 막기 위해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와 함께 공공 대입 상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지현·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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