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냉동김밥: 우양의 역설적 질주 [시크한 분석]

강서구 기자 2024. 5. 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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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냉동식품 전문기업 우양
냉동김밥 인기에 주가 상승
美, 대형마트 김밥 공급 예상
관련 기업 중 유일한 상장사
K-푸드 인기 수혜 기대감 커
부진한 실적이 가장 큰 걱정
냉동김밥 인기 실적 견인할까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도 뜨거워지고 있다. 냉동식품 전문기업 우양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 주가는 냉동김밥이 인기를 끌자 덩달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냉동김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라는 거다. 지난해에도 K-핫도그가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띤 적 있다. 이번엔 뭔가 다를까.

냉동식품 전문 기업 우양의 주가가 냉동김밥 시장 진출 소식에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K-드라마, K-팝, K-푸드 등 'K-○○'으로 불리는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중에서도 품절대란을 겪고 있는 냉동김밥은 가장 핫한 K-푸드로 꼽히고 있다. 냉동김밥의 인기에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인 기업도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우양이다. 냉동식품 전문기업인 우양은 냉동과일·핫도그·가정간편식·냉동야채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4300~4600원대를 맴돌던 우양의 주가는 지난 5월 17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16일 4300원에서 20일 5500원으로 뛰어오르더니 24일엔 장중 751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7일 주가는 6910원을 기록했다. 열흘 만에 주가가 60.6%(4300원→6910원) 상승한 셈이다.

이런 상승세를 견인한 건 미국 대형마트에 냉동김밥을 공급할 것이란 소식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양은 올 3분기부터 미국 대형마트에 냉동김밥을 공급할 전망"이라며 "현재 세곳의 미국 대형마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양의 냉동김밥 생산능력(CAPA)은 월 120만개 수준으로 국내 2위에 해당한다"며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냉동김밥 공급 이슈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냉동김밥을 수출하는 기업은 국내에 3곳밖에 없는데, 그중 상장사는 우양이 유일하다.

냉동김밥의 인기는 여전하다. 우리나라 냉동김밥 수출금액은 지난해 4월 95만8000달러에서 올해 4월 605만3000달러로 5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냉동김밥 열풍이 불고 있는 대미對美 수출금액은 같은 기간 59만4000달러에서 550만2000달러로 9배 이상 늘어났다.

손현정 애널리스트는 "우양은 냉동김밥 후발주자이지만 투자비용 절감으로 경쟁사 대비 효율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냉동김밥 생산기업 중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에서 시장 성장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려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 주가 상승세를 틈탄 단기매매가 주가 흐름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27일 '스팸관여 과다'를 이유로 우양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스팸관여과다 종목은 주식투자 스팸문자 등에 우양이 많이 언급됐다는 의미다.

냉동김밥의 인기가 실적으로 이어지느냐도 문제다. 사실 우양의 주가는 지난해 8월 K-핫도그의 인기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내 냉동 핫도그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우양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하지만 K-핫도그의 인기가 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우양은 지난해 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913억원, 13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17.0%, 1200%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30억원에서 39억원으로 30% 늘어났다. K-푸드의 인기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거다.

우양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17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 669.2% 늘어난 수치다. 과연 우양은 냉동김밥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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