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쟁력도 흔들 전삼노 파업[포럼]

2024. 5. 3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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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험과 반도체 경기 하방 위험 속에서 노사관계 위험까지 안게 됐다.

전삼노가 노동쟁의를 접고 세계적 기업의 근로자답게 세계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킨다면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노사관계도 삼성전자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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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험과 반도체 경기 하방 위험 속에서 노사관계 위험까지 안게 됐다. 노사협의회가 임금 5.1% 인상에 합의했지만, 전삼노는 이보다 더 높은 임금과 유급휴가 1일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회사를 압박한다. 회사가 어려울 때, 세계가 부러워하는 직장의 일부 직원이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 칼을 꽂았다.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를 제외한 직원 평균 임금은 1억2000만 원으로 직장인 상위 4%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해 약 15조 원의 적자를 내고 최악의 성적을 거두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비상경영을 시작했다. 이런 시기에 결정된 파업은 명분 없는 몽니다. 노조가입률이 20%에 불과해 대표성도 없는 전삼노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수는 없다. 차제에 전삼노가 노조원 자신과 기업을 위해 창업주의 신조인 무노조 경영에 동참하면서 자진해서 해산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전삼노는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TSMC가 무노조 경영을 하면서 세계 최고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마음에 새길 때다.

우리 경제에서 강성 노조의 활동은 언제나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1945년 11월 조선공산당 산하의 노동운동단체로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가 결성됐다. 전평은 결성식에서 모택동과 김일성·박헌영 등의 공산주의 노선을 옹호하면서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을 강화하고 세계 공산주의운동의 전위대를 자처했다. 이후 전평은 1946년 9월의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 이들의 행동은 많은 불행을 낳았다. 5월 1일 법의 날이 근로자의 날로 바뀌면서 강성 노조는 과거 강성 투쟁이 낳은 불행의 교훈을 잊고 강성 투쟁을 찬양하는 우를 범한다.

1987년 이후 재탄생한 강성 노조는 기업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강경 투쟁을 일삼고 임금 상승을 주도했다. 기업들은 국가경쟁력을 추락시켰고, 국가 경제는 외환위기로 내몰렸다.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으로 정책 실패와 강경 노사 분규가 꼽히지만, 강경 노조는 반성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 노조의 정치 참여 통로를 마련했고, 노조의 강경 투쟁은 일상화했다. 문재인 정부는 앞장서서 삼성의 사법 리스크를 키웠고, 삼성전자가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이제 삼성도 정치투쟁의 현장으로 변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전삼노는 현명하게 처신해야 한다. 전삼노가 노동계에 자신의 기업을 내세워 정치적 위상을 높일 것인지, 아니면 자신과 기업 및 국가 경제를 위해 생산성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것인지 택해야 한다. 건설적인 노사관계는 투쟁 아닌 협력으로 만들어진다. 근로자의 임금도 투쟁 아닌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전삼노가 노동쟁의를 접고 세계적 기업의 근로자답게 세계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킨다면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대한민국 경제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삼성전자의 외화 가득력은 우리의 민생을 결정한다. 삼성전자의 노사관계도 삼성전자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 삼전노는 자기 파괴적인 파업을 중단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앞장서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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