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당 가로막는 ‘개딸 빠시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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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좌경화하는 분위기다.
이런 파편화와 양극화에 따라 분열과 대립하는 시기에 '개딸 중심의 대중정당'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결국, 국민의 의사를 모으지 않고 '개딸 중심의 대중정당'을 고집하는 것은 '개딸 빠시즘당'으로 갈 만큼이나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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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좌경화하는 분위기다. 추미애 후보를 지지했던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딸’(개딸)의 행태가 강경 모드로 심각하다. 문제는, 민주당 지도부가 경쟁자를 적(敵)으로 보면서 증오와 혐오를 뿜어내는 개딸의 행태를 약화시키려는 견제 역할을 포기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그들의 목소리와 권한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당과 국회 질서를 짜고 있어 우려스럽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 때도 국회의원 50%, 당원 50%로 뽑자’는 주장처럼, 강경파가 득세하도록 개딸의 요구를 당 정책 결정, 심지어 국회의원들만의 영역이던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까지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조만간 ‘개딸 빠시즘’(개딸+빠+파시즘) 광풍이 민주당을 포획할 분위기다.
이 대표는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과 의원 중심의 원내정당은 언제나 부딪힌다”며 “결국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과 대중정당이란 걸 증명하는 첫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당 모델을 증명하는 것은 ‘시대 상황과 정당 간의 부합성’이란 점을 놓치고 있다.
21세기는 세계화·정보화·후기산업화·탈냉전화 등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사회 이익이 파편화하고 원자화하면서 정당 일체감과 정당 충성성이 약해진다. 무당파와 부동층이 강해지면서 ‘떴다방’같이 부유하는 대중이 등장한다. 이런 시기의 정치는 배고프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포퓰리즘을 선동하는 민중 선동가의 등장과 승리 지상주의에 따른 극단적 득표 전략으로 인해 대의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지는 시기다. 이때는 민심과 당심이 충돌하면서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정치 양극화 시기에 정당과 국회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중정당(mass party)에서는 강성 당원으로 보며, 원내정당(parliamentary party)에서는 국민으로 볼 것이다. 후자는 정당과 국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리인(delegate)이 아니라 수탁자(trustee)로서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21세기 시대 상황에 부합하는 정당 모델은 뭘까? 지금은 사회 이익과 조직 정체성이 파편화돼 정당과 국회의 이익 통합과 조직 통합이 어렵다. 이런 파편화와 양극화에 따라 분열과 대립하는 시기에 ‘개딸 중심의 대중정당’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대중정당에서 말하는 대중(mass)은 공중(public)과 시민(citizen)이 아닌 몰개성적 존재다. 21세기에 동질적 이념과 규율에 따라 위계 서열이 강한 대중정당 모델의 적실성이 타격을 받고 작동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대중정당을 고집하겠다는 것은 정당의 고유 기능인 국민의 이익 통합과 국가 통합의 기능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결국, 국민의 의사를 모으지 않고 ‘개딸 중심의 대중정당’을 고집하는 것은 ‘개딸 빠시즘당’으로 갈 만큼이나 위험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분명하다. 이념적 정체성이나 강제 당론 등 규율이 강한 하향식 공천이 지배적인 대중정당보다는, 이념 정체성과 규율이 약하면서 다양한 계파와 파벌이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원내정당이나 네트워크 정당이 적실성이 크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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