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한국형 화이트존···"창릉신도시 개발, 발상 전환 필요"
3기 신도시 동시 추진···각 지자체 기업유치 대결 구도
창릉신도시만의 특색 갖춰야 자족도시 실현 가능
주요 정책 원포인트 결정하는 신도시위원회 출범 제안
LH "GTX 역세권, 주거·일자리·놀거리 갖춘 콤팩트 시티 계획"
“고양시는 전통적으로 방송·영상 분야가 특화 사업이고, 여기에 웹툰 산업을 가져오는 게 어떨지 생각된다. 웹툰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제작되는 사례가 많아 고양시의 방송영상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데다 파주출판단지까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온라인 쇼핑몰의 확대로,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 대형물류센터도 조성할 수 있다.”(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
“창릉신도시만 공급됐다면 기업 유치가 수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수도권 내 다수의 3기 신도시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각 지자체 마다 자족용지 대결을 해야 하는 데 과연 보편적인 방법으로 가능할 지 의문이 든다. 접근하는 방식과 전략을 차별화 해야 한다. 특히 경기 북부 지역은 판교처럼 특정 대기업을 타겟으로 하기에는 여건도 떨어진다. 과감한 인센티브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최주영 대진대 교수)
고양도시관리공사가 주관하고 고양특례시가 주최한 ‘고양시의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창릉신도시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제1회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대규모 주택 단지를 건설하는 창릉신도시만의 특색 있는 개발계획이 구상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수도권에서 동시에 3기 신도시가 조성됨에 따라 자족용지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실속 있는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특화단지 또는 과감한 인센티브 등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자족도시라는 공허한 외침 보다는 정주여건을 강화해 퇴근 이후의 삶을 대비하는 위성도시로서의 역할론도 제안됐다.
◆3기 신도시 자족용지 간 대결···한국형 화이트존 등 발상 전환해야
창릉신도시는 덕양구 동산·용두·화전·성사·도내·화정·행신동 일대 789만㎡(약 240만 평) 규모로 약 3만 8000 가구를 수용해 대규모 주택 단지를 건설하는 3기 신도시다. 이 중 자족시설용지는 전체의 14.2%인 112만 4090㎡(약 34만 평)이다.
강승필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은 “고양창릉 공공주택사업은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한 고속철도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사업으로서 GTX-A 개통과 양재-고양 지하고속도로 개발로 과거 분당과 판교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추진되는 각 지자체 별로 자족도시를 구상하고 있는 반면, 양질의 기업들이 한정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만큼 창릉신도시만의 특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화이트존’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한국형 화이트존은 토지의 용도 제한을 없애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지자체가 자유롭게 정하는 방식이다.
최주영 대진대 교수는 “경기 북부 지역의 경우 판교처럼 특정 대기업을 타겟으로 유치하는 데는 교통이나 정주여건 등이 떨어져 발상의 전환이 지는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조성원가 보다 더 낮춰 공급하거나 수정법으로 묶인 일부 지역을 화이트존으로 지정해 도시개발기능을 확대하는 등 특별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기업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3기 신도시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 원포인트로 주요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교수는 “경기 북부 지역은 안보 차원에서 특별한 희생을 한 만큼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논리”라며 “국토부가 위원회를 구성, 원포인트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해야 자족도시로 갈 수 있지, 창릉수변공원 예산도 삭감된 마당에 이대로 방치한다면 주택 수만 늘어 일산신도시 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양시의 전통 산업이 방송·영상 단지와 연계한 웹툰 산업 특화 도시 조성에 대한 견해도 나왔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고양시는 바이오나 자동차 산업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데 그 보다는 웹툰 산업을 특화시켜 OTT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길 바란다”며 “장치산업은 옮겨 다니지 않다 보니 콘텐츠 사업과 동시에 모빌리티 사업을 함께 추진해도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 단독으로 기업 유치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민간이나 외국계 기업과의 SPC 구성 등 참여 기회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했다.
김현정 LH 신도시사업1처 차장은 “특색 있는 도시로 개발해야 사람들이 모이고, 기업을 유치하는 데 더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며 “창릉신도시도 일자리 도시, 교통이 편한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조성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으로 주거, 일자리, 놀거리 등 직주락이 함께 하는 콤팩트 시티로 계획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판교 부럽지 않은 도시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안덕현 유신 부사장은 지역 특성에 맞는 자족용지 개발을 위해 지자체 주도로 기업과 주민이 참여하는 방안을, 두 번째 발제자인 조용진 사이트랩 대표는 창릉역세권을 기업과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직주락(職住樂) 공간으로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고양=이경환 기자 lk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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