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이차전지’ 투자성적 희비 엇갈려

2024. 5. 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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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모펀드(PEF) 업계가 주목했던 투자 섹터로 이차전지를 빼놓을 수 없다.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며 고평가 우려로 이어졌지만 상당수 PE가 이차전지 업체에 투자를 단행했다.

PE 선택을 받았던 에코프로비엠과 엔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 시기가 도래하면서 희비는 엇갈렸다.

엔켐은 주가 상승과 관련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경영 정보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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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1년새 6배 가까이 상승
에코프로비엠 고점대비 60%↓

지난해 사모펀드(PEF) 업계가 주목했던 투자 섹터로 이차전지를 빼놓을 수 없다.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며 고평가 우려로 이어졌지만 상당수 PE가 이차전지 업체에 투자를 단행했다.

PE 선택을 받았던 에코프로비엠과 엔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 시기가 도래하면서 희비는 엇갈렸다. 양사 모두 전방산업인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실적 저하가 예상되지만 엔켐 주가는 상승세인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밸류 재조정이 한창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가는 18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7월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을 업고 주가가 46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60%가량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사업에 집중한다.

호황기에 찍었던 전환사채(CB)의 가치도 덩달아 낮아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7월 44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으며 이는 다양한 PEF 운용사가 인수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2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으며 IMM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SKS프라이빗에쿼티,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등도 CB 인수에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CB의 전환가액은 한 차례 리픽싱을 거쳤다. 그러나 보통주 전환가격은 24만원대로 시가와 32% 괴리율을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CB는 쿠폰금리 없이 발행됐다. PE들은 CB 만기 이전까지 투자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고 보통주 전환과 매각을 통한 엑시트를 기대하고 투자한 셈이다. 올 7월 CB의 전환권 효력이 시작되지만 투자 가치를 회복하려면 에코프로비엠 주가 반등이 요구된다.

다만 경영 실적이 위축되는 점은 부담 요소다. 올 3월 말 에코프로비엠의 연결 매출은 9705억원, 영업이익은 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52%, 94%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양극재 판가 하락 등을 종합했을 때 에코프로비엠 적정 주가를 15만원대로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과 동일한 전방산업에 노출돼 있는 엔켐의 경우 주가가 정반대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끈다. 엔켐은 이차전지 핵심소재 중 전해액 생산과 판매에 특화돼 있다. 전해액은 이차전지의 충·방전 시 리튬이온의 이동을 담당한다.

전방 업황이 악화되면서 작년 3분기부터 엔켐도 경영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올 3월 말 연결기준 매출은 78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로 전환되며 -11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미국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 폭은 줄였다.

경영 성과를 낙관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엔켐 주가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 현재 주가는 29만원대로 최근 1년 사이 최저가 대비 6배 가까이 뛰었다. 엔켐은 주가 상승과 관련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경영 정보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켐 역시 지난해 PE를 상대로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주가 상승으로 CB의 전환권 가치도 상향돼 있다. 엔켐은 미국법인 설비투자를 위해 작년 5월 1915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PE가 인수한 물량은 총 1100억원이다. 당시 우리프라이빗에쿼티,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시냅틱인베스트먼트 등이 CB를 매입했다.

CB의 보통주 전환가격은 6만8048원이다. 시가 대비 77%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자의 차익 실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해당 CB의 보통주로 전환 효력은 올 6월 2일부터 시작된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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