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산 134종 관세감면 중단…`친미` 라이칭더 압박

작년 12개 품목 이어 추가 중단

손 흔드는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대만산 윤활기유 등 134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31일 "대만 지역은 일방적으로 대륙(중국)산 제품 수출에 차별적 금지·제한 등 조치를 취해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규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2월 21일 관세세칙위는 ECFA 일부 제품 관세 감면을 중단했으나, 대만 지역은 여전히 아무런 유효한 무역 제한 취소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정과 절차에 따라 ECFA 일부 제품 관세 감면을 추가로 중단한다"고 말했다.

추가 관세 감면 중단 대상이 된 대만산 제품은 윤활기유(base oil)와 유동파라핀(liquid paraffin)을 비롯해 각종 플라스틱·금속 제품·리튬이온 배터리·차량 부품·골프 장비 등 모두 134종이다. 관세 감면 중단은 다음 달 15일부터 시작된다.

중국 당국은 대만 총통 선거(대선)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2월 대만산 프로필렌, 부타디엔, 이소프렌, 염화비닐 등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던 '친미·독립'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후보(현 총통)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중국과 대만은 지난 2010년 체결한 ECFA에 따라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을 '조기 자유화(일명 조기 수확<早收>)' 품목으로 지정, 무관세나 낮은 관세 혜택을 적용했다.

한편, 중국은 이달 20일 라이 총통이 취임 연설에서 주권 등을 거론하자 취임 사흘 만에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한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했다. 정부 기관과 관영매체를 동원해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는 등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