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반복하고 털썩 주저않은 넬리 코르다, US오픈 한 홀서만 7오버파 “나는 인간, 오늘은 안 좋은 날”
“나는 인간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오늘은 단지 안 좋은 날이었다.”
여자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31일 미국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CC(파70)에서 열린 제79회 US여자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10오버파 80타를 치고 156명 중 공동 137위로 처졌다. 파3홀인 12번홀(161야드)에서만 7오버파를 쳐 ‘셉튜플 보기’를 범하는 등 버디는 3개에 그치며 하루에만 10타를 잃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후 최악의 날을 보냈다.
10번홀(파4)에서 보기로 출발한 코르다는 3번째 홀인 12번홀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앞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친 티샷이 너무 커 그린 뒤편 벙커에 빠졌고, 벙커샷은 그린에 떨어졌으나 심한 경사와 빠른 스피드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굴러 내려가 그린 앞으로 흐르는 실개천에 빠졌다.
1벌타를 안은 코르다는 어쩔 수 없이 반대편으로 개울을 건너가 짧은 어프로치를 시도했으나 네번째 샷이 너무 짧아 그린을 맞고 다시 물로 굴러떨어졌고, 1벌타 추가후 시도한 6번째 샷도 똑같이 그린을 맞고 굴러 떨어졌다. 코르다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자 자리에서 주저앉아 좌절감을 표시했다.
8번째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코르다는 투 퍼트로 마무리 하면서 파3홀에서 스코어카드에 ‘10’을 적었다. 코르다가 파3, 4, 5를 막론하고 한 홀에서 ‘10’을 적은 것은 LPGA 투어 데뷔후 8697번째 홀 만에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8’이 최다로 2021년 휴젤 에어프리미어 LA오픈을 포함해 4차례 있었다.
하루에 80을 적은 것은 지난해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80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 페블비치 코스는 파71로 플레이 돼 9오버파 80타를 친 것이라 이날 10오버파 80타가 코르다의 최악스코어가 됐다.
하타오카 나사(일본), 메건 캉(미국)과 한 조에서 플레이 한 코르다는 이날 12번홀 티박스에서 25~30분을 기다렸다. 이날 12번홀이 가장 어렵게 세팅 돼 앞조 선수들이 고전을 거듭하면서 지연됐기 때문이다. 코르다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6, 7번 아이언 사이 거리에서 6번 아이언을 꺼내든게 바람을 뚫고 그대로 날아갔고, 벙커에서도 나뭇잎 같은 이물질이 공 아래에 있어 스핀을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복된 칩샷 실수에 대해선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나쁜 칩샷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코르다는 이번주 대회전까지 2020년 이후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50언더파를 기록중이었다. 올 시즌에는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을 포함해 5연승, 시즌 6승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으나 첫 출발부터 단단히 꼬였다.
코르다는 인터뷰 즉시 연습 레인지로 달려가 샷을 점검했다. US여자오픈에서 1라운드 가장 나쁜 스코어를 치고 우승한 선수는 1972년 79타, 선두와 7타차로 출발해 역전한 수지 맥스웰 버닝(미국)이다. 코르다는 2언더파 68타를 친 단독선두 사소 유카(일본)과 12타차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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